정윤석(사진) 연세대 화공·생명공학부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고체 상태에서 액체 전해질에 버금가는, 고이온전도도 원천 소재를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 대한 꾸준한 지원과 투자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음극 활물질(배터리 내 전기를 일으키는 반응을 담당하는 물질)을 현재 흑연에서 용량이 높은 실리콘이나 리튬금속으로 대체하려 할 때도 액체 전해질보다 고체 전해질이 배터리 성능을 안정화할 수 있을 가능성이 커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정 교수는 “리튬금속 자체에 발화성이 크다보니 음극 활물질로 리튬금속을 적용할 땐 안전성 문제를 주의 깊게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교수는 전고체 배터리가 개발되기까진 시간이 아직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고분자 △무기계 등 유력 고체 전해질 후보군을 연구하곤 있지만 장·단점이 명확하고 기술 난제도 많아섭니다. 그는 “고분자 전해질 기반 기술은 지금의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생산 인프라를 거의 그대로 가져갈 순 있지만 전기화학적 산화 안정성이 떨어지는 등 한계가 있고, 무기계 전해질 기반 기술은 발전이 빠르긴 하지만 가격 등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가까운 미래에 하이브리드 형태의 전고체 배터리가 우선 등장하고 이상적 형태의 전고체 배터리가 뒤이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전고체 배터리에서 충분히 경쟁 우위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배터리 양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경험·기술·노하우가 풍부하다보니 규모의 경제면에서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검토하는 데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곤 봤습니다.
정 교수는 “정부가 긴 안목으로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다”며 “산·학 협력은 질·양적 강점이 많지만 기초 연구와 원천소재에 대한 관심과 지원 역시 인력 육성과 원천기술 측면에서 간과해선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