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120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우크라이나의 전후 재건 사업에 한국 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관련주가 꿈틀대고 있다. 우크라이나 경제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한 데 이어 이번 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폴란드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재건부총리를 만나는 등 재건 협력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수혜주에 관심이 몰린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과거 이라크 재건 사례 등을 볼 때 현지 수요가 강하더라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가늠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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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은 지난 5거래일 간 주가가 10.35% 오르며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대우건설(047040)이 1.30%,
현대건설(000720)이 1.40%,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6.01% 각각 상승했다. 지난 1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과 공동으로 진행한 ‘한-우크라이나 미래협력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이다. 이 곳에서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수석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같은 기간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 역시 일제히 상승했다.
대모(317850)는 28.71%,
현대에버다임(041440)은 14.37%,
도화엔지니어링(002150)은 5.60%,
혜인(003010)은 5.67%,
다스코(058730)가 5.64% 올랐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일명 ‘제2의 마셜플랜’이라 불리는 대형 인프라 구축사업이다. 각국 정부를 비롯해 국제통화기금(IMF), 유럽투자은행(EI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이 차관 및 투자 형태로 프로젝트를 제시하며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에 따르면 재건사업 규모는 최대 8931억 달러(한화 약 1186조4833억 원)로 한국 1년 총 예산의 두 배에 육박한다.
전후 재건을 위한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협력은 22일부터 이틀간 폴란드를 방문하는 원 장관과 우크라이나 재건부총리와의 만남에서 더 구체화될 전망이다. 재건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로 알려진 에너지 분야를 비롯해 국가 인프라 재건 등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해 4월 전후 복구와 개발 계획 수립을 위해 국가재건회의를 창설했으며, 이를 통해 △회복력 강화 △복구 추진 △현대화 지향이라는 3가지 방향으로 재건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진행형인 만큼 수혜가 언제 가시화할지는 미지수다. 우크라이나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주요 7개국(G7)은 지난 19일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결의했다. 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전쟁 수행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전후 재건사업 참여에 따른 수혜가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11년 일단락된 이라크 전쟁 후 시작된 재건사업에 국내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했으나,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 탓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전후 복구 수요가 강하게 발생하더라도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실적과 업황에 따른 투자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