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틈 없는 손목...손저림 주범 '손목굴증후군'

팔에서 발생하는 신경질환 중 흔해...정중신경 압박해 발생
여성, 비만, 노인, 당뇨병, 임산부에게서 주로 나타나
  • 등록 2023-05-27 오전 9:15:38

    수정 2023-05-27 오전 9:15:3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손목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쓰는 관절 중 하나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이용하는 직장인은 물론, 가사노동을 하는 주부라면 손목 저림과 시큰거림을 한 번쯤 경험한다. 손목은 쉴 틈이 없다. 식사를 하기 위해 젓가락을 드는 일부터 시작해 손가락으로 하는 정교한 작업까지 손목을 사용해야 한다.

이렇듯 손목 관절 사용이 많은 현대인에게는 손목굴증후군 같은 질환이 흔하다. 손목굴증후군은 수근관증후군 또는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도 불리며 손저림이 특징적인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손목굴증후군 환자는 16만 4307명이었다. 성별로는 남성 4만 4000명, 여성 12만명으로 여성 환자가 더 많았다.

손목굴증후군은 손가락으로 내려가는 정중신경이 지나가는 손목의 통로가 어떤 원인에 의해 좁아지거나 압박을 받아 나타난다. 수근관을 덮고 있는 인대가 두꺼워져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것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종양, 임신, 비만, 당뇨, 갑상선 기능 장애가 있으면 더 잘 발생하고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남녀 모두에게서 발생하지만 40~60세 사이에서 가장 흔하며,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호발한다. 임신 중에만 일시적으로 이 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한다.

손목굴증후군은 정중신경의 지배부위인 엄지와 검지 및 중지가 저리고 무감각해지는 증상이 가장 흔하다. 엄지손가락 쪽 두툼한 부분(무지구)이 뻐근한 통증도 있으며 간혹 드물지만 어깨 부위까지 방사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 손이 무감각해지며 손을 꽉 쥐려고 하면 때때로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진행된 단계에서는 바느질과 같은 정교한 동작도 어려워진다.

심한 경우에는 잠자는 도중에도 손이 타는 것 같은 통증을 느껴 잠에서 깨고 난 후 손목을 털면 통증이 가라앉기도 한다. 찬물에 손을 넣거나 날씨가 추우면 손끝이 유난히 시리고 저린 증상도 흔히 관찰된다.

세란병원 신경과 손성연 과장은 “손목굴증후군은 손목 통증과 함께 정중신경의 지배부위인 엄지, 검지 및 중지 부위의 저림 증상이 밤에 심해진다”며 “간혹 정중신경의 압박이 심하면 저림을 넘어 근위약 및 위축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손목굴증후군은 손저림의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대개 손을 사용하지 않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증상은 좋아지지만, 초기 증상이 심하지 않아 근위축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진행되면 후유증이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 방침과 치료 시기를 객관적 검사 소견에 근거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약물적 치료로 호전이 없을 경우 손목굴에 약물을 주사하거나 신경손상이 심한 경우 수술을 시행한다.

반복적인 작업으로 인한 손목굴증후군은 지지대 사용, 컴퓨터 높이 조정 등으로 호전될 수 있으며 임신 중의 손목굴증후군은 출산 후 대부분 사라진다. 손성연 과장은 “손발저림의 대부분은 말초신경의 이상으로 나타나며, 말초신경 이상을 유발하는 질환은 검사를 통해 정확히 찾아야 한다”며 “손목굴증후군은 팔에서 발생하는 신경질환 중 가장 흔하므로 진료를 통해 감각이상의 위치 및 정도, 운동기능 약화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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