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뼈나이가 또래보다 늦어서 키가 크리라 믿었는데, 1년 만에 또래보다 더 빠르다고?’
부모라면 아이의 키가 늘 주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 건강검진과 함께 겸사겸사 뼈나이를 검사해 보는 경우도 늘었다. 하지만 뼈나이가 곧 예상키의 기준이라고 오해해선 안 된다. 또래보다 어린 뼈나이만 믿었다가 2~3년 후에 큰 낭패를 겪는 일이 많다.
|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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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나이(골연령)는 신체 나이로 아이가 앞으로 얼마나 더 클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성장의 중요한 변수는 맞다. 실제 태어난 날을 기준으로 하는 나이와 같을 수도 있고, 더 어리거나 많을 수도 있다. 이론상으로는 뼈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어리면 그만큼 키가 늦게 멈춰 크게 자라고, 실제 나이보다 많으면 그만큼 키가 일찍 멈춰 크게 자라지 못하게 된다.
문제는 뼈나이는 쉽게 변한다는 것이다. 뼈나이에 의한 최종키 예측은 여아 만 7세 이상, 남아 만 10세 이상이 되어야 가능하며, 보통 6개월 전후의 오차범위가 있다. 만성질환이나 성조숙증 등에 의해 영향을 받아 최종키 예측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X-ray를 통해 가장 많이 측정되는 손목 성장판의 뼈나이는 가장 변화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더욱이 아이의 사춘기가 일찍 시작되면 뼈나이는 또래보다 늦다가도 빨라질 수 있다.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최종적으로 얼마만큼 클지 올바로 예측하기 위해서는, 뼈나이는 물론 호르몬 수치, 사춘기 진행 정도 등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참고해야 한다. 믿을 수 있는 전문클리닉의 정기적인 검사와 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
키 성장에 있어 뼈나이보다는 사춘기 시작 시점이 중요한 셈이다. 키 성장은 보통 사춘기가 지나면 성장 속도가 크게 둔화하며 2~3년 안에 성장판을 닫고 멈춘다. 어릴 때부터 비만, 건강, 생활습관 등의 변수를 잘 관리하여 사춘기의 진행을 늦추고, 사춘기가 시작할 무렵까지 잘 클 수 있도록 잘 관리해 주어야 한다.
또래보다 키가 작지 않은 아이의 뼈나이가 2년 정도 어리다면 반가운 소식일 수 있다. 그러나 한 번의 검사 결과가 반드시 키가 클 것이라는 약속은 아니다. 다만, 또래보다 키가 작은 아이가 뼈나이마저 많다면 좀 더 각별한 성장관리가 필요하다는 경고임을 알아채는 지혜가 필요하다.
키 성장에 지름길이나 힌트는 없다. 꾸준한 성장관리가 아이의 키를 지켜주는 가장 확실한 비결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