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외교부가 미국 상공에서 중국 정찰용 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는 서방 언론 보도에 대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 몬태나주 상공에서 포착된 중국 정찰용 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사진=AFP)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추측과 과장은 적절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전일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 본토 상공에서 고고도 정찰용 풍선을 탐지해 추적하고 있다”면서 “해당 물체가 감지되자 민감한 정보의 수집을 막기 위해 즉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해당 물체는 며칠 전 미국 영공에 진입했으며, 국방부가 군용 항공기로 이를 추적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해당 사안은 즉각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몬태나주(州) 상공에서 감시용 풍선을 쏘아 격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으나, 파편으로 인한 잠재적인 위험 등 민간 피해를 우려해 국방부는 해당 물체를 격추하는 조치에 반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몬태나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Ⅲ 150기가 저장된 맘스트롬 공군기지가 있다.
필리핀을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또한 현지에서 고위급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해당 물체가 중국 것임을 확신한다”면서 “정찰을 목적으로 민감한 장소를 일부 지나갔다”고 말했다.
미국 당국은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에 해당 사안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한 미국 관리는 “우리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중국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크레이그 싱글턴 연구원은 정찰용 풍선에 대해 “냉전 기간 미국과 구소련에서 정보 수집 등을 위해 널리 사용됐으며 저렴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오는 5~6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발생했다.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은 블링컨 장관이 방중 계획을 취소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