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가장 많이 오른 외식 메뉴는 '자장면'…왜?

6월 서울 자장면 값 6262원..연초 대비 8.5%↑
작년 1월 5346→6월 5385원→올해 1월 5769원
중화요리에 밀가루·식용유·양파 많이 쓰이는데
국제 정세 불안에 곡물·팜유 가격 급등 직격탄
  • 등록 2022-07-07 오후 4:07:41

    수정 2022-07-07 오후 9:25:35

    김범준 기자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최근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 상반기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외식 품목은 ‘자장면’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서민 음식’ 중 왜 유독 자장면 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것일까.

자장면.(사진=이미지투데이)
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6월 냉면·비빔밥·김치찌개백반·삼겹살·자장면·삼계탕·칼국수·김밥 등 8개 외식 품목(서울 기준)의 평균 가격은 연초대비 3.8~8.5% 올랐다. 이중 자장면의 평균 가격은 6262원으로 연초(5769원)보다 8.5%(493원) 오르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이어 칼국수(6.4%), 김밥(6.4%), 냉면(4.7%), 삼겹살(4.7%) 순으로 나타났다.

자장면 가격은 ‘빅맥지수’처럼 우리 생활 물가를 가장 밀접하게 보여주는 척도로도 쓰인다. 지난해 5000원대를 넘긴 이후 지난 4월 6000원대를 넘기며 최근 가격 상승폭이 매우 가팔랐던 셈이다.

다른 품목보다 자장면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이유는 주 원재료로 쓰이는 밀가루(소맥분) 가격이 급등해서다. 또 중화요리 특성상 양념을 기름에 볶아서 만드는데, 볶음용으로 쓰이는 식용유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른 점도 빠른 가격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식용유 가격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40.3% 올랐다. 같은 기간 밀가루도 36.8%나 상승했다.

서울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중국집에서 가장 많이 쓰는 재료가 밀가루·식용유·양파”라며 “양파(15㎏)가 작년 이맘 때에는 1만2000원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2만8000원으로 2배 넘게 올랐다”며 “업소용 식용유(18ℓ)도 연초 4만원대에서 최근 7만원대까지 올라 부담이 너무 커졌다”고 토로했다.

최근 밀가루와 식용유의 가격이 급등한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밀 등 곡물 수급 불안과 인도네시아의 일시적 팜유 수출 제한 조치 등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세계곡물 가격동향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국제 밀 선물 가격은 지난해 12월 t당 289달러(약 37만5500원)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큰 폭으로 오르면서 지난 3월에는 t당 524달러(약 67만9700원)까지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올 3분기에는 현재보다 13% 이상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선물 가격이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6개월가량이 걸릴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상반기 선물 가격 급등 여파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국내 밀 소비량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소맥분을 원료로 사용하는 면과 스낵·빵류 제품들이 곡물 가격 상승에 고스란히 영향을 받는 구조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이 특히 상승하면서 외식물가에도 영향을 줘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정부가 민생 물가안정 대책을 발표하며 의지를 보이는 만큼 기업들도 가격 인상보다 소비자와 상생을 도모하며 물가 안정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