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최악의 지진 탓에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사망자 수가 벌써 2만명에 육박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사망자 수를 넘어섰다. 사망자가 10만~2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까지 나오고 있어, 자칫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남길 가능성도 있다.
9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최소 1만617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또 적어도 6만4590명이 부상 당했으며, 건물 6444채가 무너져내렸다. 규모 7.8과 7.5의 두 차례 강진 이후 1117건의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진 여파다.
(사진=AFP 제공)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시리아에서는 정부 당국과 반군 측 ‘하얀 헬멧’의 수치를 더한 사망자는 3162명이다. 두 나라를 더하면 지금까지 무려 1만9332명이 사망자로 공식 집계된 것이다. 이 정도 규모는 2011년 당시 동일본 대지진을 넘어선 규모다.
문제는 인명 구조 ‘골드타임’을 지나면서 숨진 이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지진 피해에 따른 골든타임은 72시간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피해 지역은 눈과 비를 동반한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을 가능성이 14%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튀르키예의 지진 과학자인 오브군 아흐메트는 붕괴한 건물 아래에 갇혀 있는 시민들이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최악의 경우 21세기 들어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2020년 아이티 대지진보다 더 큰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일각에서 나온다. 아흐메트는 “세계는 이런 재난을 본 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이날 기준으로 11만명 이상의 구조 인력과 5500여대의 중장비를 피해 지역에 투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