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IB 웃고 피에스 울고…비보존제약 CB 인수자 엇갈린 희비

  • 등록 2024-12-13 오후 4:04:16

    수정 2024-12-13 오후 6:15:16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비보존제약이 국산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오피란제린염산염)의 국내 신약 허가를 획득한 가운데 과거 이 회사의 전환사채(CB)에 투자한 이들의 투자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시너지IB투자가 가장 크게 웃었고 피에스성장조합이 속 쓰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시너지IB투자의 경우 이달 중 비보존 교환사채(EB) 및 전환사채(CB)에 또다시 투자를 결정해 ‘행복한 동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비보존제약)
비보존제약이 과거 발행한 CB의 전환 및 상환청구 이력을 살펴보면 전문투자자들조차 회사의 미래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했던 정황이 포착된다.

일례로 2022년 31억원 규모 20회차 CB를 인수했던 피에스성장투자조합은 전액 상환을 선택했다. 만기 및 전환청구기간이 2025년까지 넉넉했는데도 어나프라주의 신약허가 발표 예상시점보다 앞서 조기에 상환받는 길을 선택했다. 그만큼 어나프라주 허가획득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이 8회 발생한 것도 이 같은 결정에 한몫 했다.

어나프라주 허가 후 비보존제약 주가는 고공상승 중이라 주식전환을 통한 차익실현 기회를 놓친 피에스성장투자조합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시너지IB투자의 경우에는 CB 전환을 선택해 양호한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비보존제약의 100억원 규모 19회차 CB를 인수했던 시너지IB투자는 발행사 측 매도청구권(콜옵션) 분량을 제외한 60억원어치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작년 2월 30억원 규모로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비보존제약 주식 398만9360주를 발행받았고 이후 추가 전환권 청구로 나머지 30억원 어치를 전환했다.

시너지IB투자 관계자는 “이두현 비보존 회장과 장부환 비보존제약 대표, 이 두 사람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투자했다”며 “이 회장은 16년 가까이 비마약성 진통제 한우물을 판 연구자로 해당 분야에 진심인 점을 높게 샀다”고 말했다.

또한 “투자시점 당시 비보존제약은 내실을 갖춘 제약회사가 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며 “제약사업으로 캐시카우를 만들어야 지속가능한 신약 R&D를 영위할 수 있기에, 제약사 인수를 통한 기업구조재편 계획이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어나프라주 허가 획득에 대해서 “솔직히 아무도 확신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당사의) 전환시점에는 비보존제약 주가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던 것이(전환 결정에) 주효했다”고 말했다. 전환 주식의 처분 여부와 향후 차익실현 계획, 펀드 만기기한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시너지IB투자는 이달 3일 비보존이 발행한 30억원 규모 교환사채(EB)와 12일 비보존제약이 발행한 3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전량 인수해, 비보존과의 동행을 앞으로도 지속할 전망이다.

한편, 오피란제린은 비보존이 2008년부터 연구개발한 물질 ‘VVZ-149’의 주사제형으로, 해당 전용실시권을 비보존제약이 2020년 9월 도입했다. VVZ-149는 저분자화합물로, 마약성 진통제에 버금가는 진통 효과를 가져 오피오이드 대체제로 개발됐다.

연구개발을 지휘한 이두현 비보존 회장은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생물심리학 박사, 일라이릴리 연구원, 존슨앤드존슨 선임연구원, 암젠 팀장을 거친 진통제 개발 전문가다.

어나프라주 허가 획득에 이르기까지 비보존제약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우여곡절이 컸다. 전환사채(CB)를 21회차까지 발행했고 잇딴 유상증자를 통해 영업을 이어갔다.

회사는 2022년 11월 제약사를 흡수합병한 이후로 의약품 매출을 통한 재무적 안정성을 갖춰가고 있다. 2023년에는 영업적자를 벗어났다. 올해 3분기 실적으로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2.9% 늘어난 643억원, 영업이익은 60.8% 증가한 330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어나프라주가 매출에 가세하면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비보존제약은 최근 5년 루미테크놀로지앤대부→루미마이크로→비보존헬스케어→비보존제약(흡수합병)으로 상호변경을 거쳤다. 현재 비보존제약 최대주주는 볼티아(27.55%)고 볼티아 최대주주는 이두현 비보존 회장(83.5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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