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나스닥이 사상 최초로 2만을 돌파하면서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의 산타랠리 기대감에 자산을 대거 미국 시장으로 옮기고 있다. 미국 주식 보관액은 연초 대비 60% 넘게 폭증했다.
|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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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미국주식 보관액은 1101억5624만달러(157조6887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보관액 673억6297만달러(96조4301억원) 대비 63.5% 증가한 규모다.
개인투자자의 미국주식 보관액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사태를 기점으로 큰 폭 증가했다. 계엄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지난 2일 보관액(1071억9543만달러)과 비교하면 일주일 사이에 대략 30억달러(4조원) 늘었다.
미국 시장으로 투자자금이 옮겨가면서 국내 증시는 부진한 흐름이다. 이날 기준 코스피는 2482.12로 마감해 연초(2669.81)와 비교하면 7.0% 하락했다. 지난 9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탓에 2360선까지 밀려 연중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개인투자 자금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1주일(12월 6~12일) 새 코스피에서 2조2666억원, 코스닥에서 6531억원을 매도했다.
최근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투자 이민을 가속화한 이유로 꼽히지만, 근본적으로는 경기 흐름의 차이가 투자심리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씨티그룹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수출 둔화 여파로 내년 국내 경제 성장률이 1%대 중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달리 미국은 경기 흐름이 견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이후 미국 경기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꾸준히 개선되는 흐름”이라며 “미국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대선 이후 실적 비용 측면의 개선을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높더라도 이익도 같이 올라오고 있다”며 “기술적 조정이 있을 수 있더라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미국이 국내 증시보다 우위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