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언제까지나 연예인이고 싶다" [인터뷰]

'꿈' 부른 80년대 원조요정 정유경
가수·모델 이어 싱어송라이터까지
굴곡진 삶에도 40여년 꾸준히 활동
"죽을 때까지 마이크 놓지 않을 것"
  • 등록 2021-07-11 오후 11:43:48

    수정 2021-07-11 오후 11:43:48

정유경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언제까지나 연예인이고 싶어요.”

‘꿈’으로 80년대를 풍미한 ‘원조 요정’ 정유경의 꿈은 의외로 소박했다. 거창한 타이틀보단 그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연예인’이란 세 글자로 기억되고 싶다는 것. 또 힘닿는 데까지 꾸준히 ‘연예 활동’을 이어나고 싶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정유경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아직도 마이크 앞에만 서면 어린아이처럼 설렌다”라며 “죽을 때까지 마이크를 놓고 싶지 않다”고 바람을 전했다.

‘원조 요정’에서 ‘싱어송라이터’까지

정유경은 수식어 부자다. 최근 붙여진 ‘80년대 아이유’를 비롯해 가수, 앵커, MC, 배우, 모델, 싱어송라이터 등 수많은 단어가 그의 이름 앞에 자리한다. 이 모든 수식어는 정유경이 직접 붙인 게 아니다. 그가 지난 40여 년 가까이 활동을 이어오면서 하나둘 붙어온 수식어들이다.

가장 최근에 추가된 ‘싱어송라이터’는 KBS ‘젊음의 행진’에서 짝꿍으로 호흡을 맞췄던 임병수가 최근 발매한 신곡 ‘내가 가는 길’ 곡 작업에 참여하면서 얻게 됐다. ‘내가 가는 길’은 팬데믹 시대를 견디고 살아야 하는 우리네 힘든 마음에 용기와 힘을 불어넣는 응원가다. 임병수가 작곡했고, 정유경이 작사했다. 노래도 노래지만 ‘인생 뭐 있어 이렇게 사는 거지 / 인생 뭐 있어 혼자서 가는 거야’, ‘다시 툭툭 털고 가는 거야 / 나를 위해 나를 위해 사는 거야’ 등 묘하게 공감 가는 노랫말이 계속해서 귓가를 맴돈다.

“MBN ‘오래 살고 볼일’에 출연했을 당시 CF 미션이 있었어요. ‘인생’이란 CF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이었는데, 한 친구가 제게 ‘인생이 뭐예요?’라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답했죠. ‘혼자 사는 거야’라고요. 그 말을 임병수 오빠에게 했더니 ‘너무 좋은 말’이라고 하면서 이 문구를 가사로 해서 노래를 만들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탄생한 노래가 ‘내가 가는 길’이에요.”

‘내가 가는 길’을 곰곰이 듣다 보면 정유경의 삶을 살포시 옮겨놓은 듯하다. 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지만 뜻하지 않게 활동을 중단해야만 했고, 한없이 좌절할 수도 있었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활동을 뚝심 있게 이어간 정유경이 걸어온 길과 묘하게 닮았다. 특히 ‘이 길이 맞는 건지, 저 길이 맞는 건지 / 하루하루 살면서 부딪쳐보는 거야’라는 노랫말은 정유경의 굴곡진 삶을 대변하는 듯했다.

“사실 제 이야기예요. 한국판 ‘마이웨이’라고 할 수 있죠(웃음). 최전성기 때 활동을 중단한 뒤 미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어 활동을 이어가게 됐고, 30여 년 동안 잊혀졌다가 다시 한국에 나와서 가수 활동도 하고 모델 활동도 하고… 가끔은 제가 가는 길이 맞는 건지 옳은 건지, 정답인 것인지 알 수 없을 때가 많아요. 그런 제 삶과 감정들을 노랫말에 녹여냈습니다. 아마도 노래를 듣다 보면 많은 분이 자신의 삶 같다며 공감하실 것 같아요.”

정유경(왼쪽)과 임병수
“‘예쁜’ 사람보단 ‘잘 하는’ 사람 되고파”

정유경처럼 인생의 굴곡이 많은 이도 드물다. 마치 한 편의 대서사시처럼 느껴진다. 클래식 전공자였던 정유경은 KBS ‘젊음의 행진’ 출연 이후 발표한 ‘꿈’이 대히트하면서 대중가수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한국을 떠난 이후에는 미국의 한 한인방송에서 앵커로 활약했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가수, 모델, 연극배우, 싱어송라이터 등 다양한 삶을 살아왔다. 그가 지닌 ‘연예인’의 유전자가 40여 년 가까이 ‘한 길’만 걷게 만든 것이다.

“제 인생을 굳이 나눈다면 3막으로 나눌 수 있어요. 1막은 혼돈의 시대에요. 클래식을 전공했는데 TV에 나간 뒤에 대중가요를 하게 됐고요. 2막은 변화의 시대에요. 가수를 해야 하는데 앵커를 하게 됐어요. 3막은 다시 찾은 전성기에요. 한국으로 돌아와 본업인 가수를 비롯해 모델, 배우, 작사가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게 됐어요. 제가 봐도 제 인생은 참 다이내믹한 것 같아요.”

2016년 3집 ‘첫사랑’을 발매한 이후 정유경은 한국 활동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2019년에는 연극 ‘엄마의 레시피’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그동안 풀지 못했던 연기 갈증을 마음껏 해소했다. 이 공연을 계기로 정유경은 소극장 공연의 매력에 흠뻑 빠져 무려 두 편의 연극에 출연하며 당당히 ‘연극배우’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가수는 3~4분 안에 노랫말과 음악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잖아요. 배우는 눈빛과 연기를 통해 한 인물의 삶을 표현하고요. 음악이냐 연기냐의 문제지, 본질은 똑같다고 봐요. 그런 점에서 연기와 음악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해요.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인물을 연기하고 싶어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MBN 시니어 모델 오디션 프로그램 ‘오래 살고 볼일’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니어 모델로도 활약했다. 지난 6월에는 임병수의 신곡 ‘내가 가는 길’에 참여해 음악 활동도 이어갔다.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쉼 없이 달려온 정유경이다. 올해는 또 어떤 모습으로 대중을 깜짝 놀라게 할지 궁금해진 순간이었다.

“사실 인생이 계획대로 되진 않잖아요(웃음). 계획을 세우고 활동하기보단 매 순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 제 생각이고요.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제 목소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 달려갈 겁니다. 듣고 싶은 칭찬이요? ‘예쁘다’, ‘멋있다’보단 ‘잘한다’는 칭찬을 듣고 싶어요. 노래든 연기든 기술적으로 잘 한다기보단,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감을 자아내고 교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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