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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은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2라운드 안방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기성용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7-2 대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경기는 기성용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프로 통산 500번째 경기였다. 2006년 서울에 입단한 기성용은 2007년 3월 대구FC와의 경기를 통해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세 시즌 동안 K리그 베스트 일레븐 2회 등 최고 미드필더로 성장한 그는 2010년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고 스페인 라리가의 마요르카에 잠시 몸담은 뒤 2020년 7월 서울로 복귀했다. 서울에서 193경기에 나섰고 스완지(162경기), 셀틱(87경기), 선덜랜드(34경기), 뉴캐슬(23경기), 마요르카(1경기) 순으로 활약했다.
한국 대표팀에서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공 월드컵부터 총 세 차례 월드컵에 나섰다. 주장직을 역임하며 A매치 110경기를 뛰었다. 또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사상 첫 동메달 획득에 큰 공을 세웠다.
가장 기억에 남은 경기로는 데뷔전이었던 대구전을 꼽았다. 그는 “영국에서도 좋은 경기가 많았지만 프로 첫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설렘과 긴장이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긴장을 많이 해서 기억이 흐릿하다”고 말했지만 “서울이라는 큰 팀에서 처음으로 뛰며 2-0으로 이겼다”고 생생히 떠올렸다.
이미 대표팀과 유럽 무대의 꿈을 이룬 기성용은 서울의 좋은 성적이 새로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개인상 같은 목표는 별로 없다”며 “지난 몇 년간 서울의 성적이 좋지 않아서 파이널 라운드 A에 드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물론 팀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됐다고도 말했다. 기성용은 “언제든지 팀에 보탬이 되지 않거나 힘이 되지 않을 땐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매 경기가 소중하다. 항상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기성용은 “나이가 들고 부상을 많이 겪다 보니 선수 하기가 쉬운 건 아니다”라며 “다른 취미를 즐기는 시간이 없긴 하지만 아직은 축구가 좋아서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100% 만족스럽진 않지만 철저한 관리를 통해 이 자리까지 왔다”며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몸 상태는 떨어질 수밖에 없기에 더 신경 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기성용은 “예전에는 정말 노력을 많이 했는데 이젠 몸에 무리가 와서 서글프다”며 “유지하고 관리하며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부상 없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언젠간 물러나는 때가 올 텐데 좋은 모습으로 아름답게 마무리되길 바란다”라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