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키아오는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무술가이자 인플루언서인 유대경(예명 DK YOO)과 스페셜 매치를 갖는다고 밝혔다.
스페셜 매치는 12월 11일 오전 11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정식 복싱 경기가 아니라 라운드당 2분씩 총 6라운드로 치러진다. 파키아오는 대전료 전액을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복구를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팩맨’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파퀴아오는 프로복싱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시아 출신 복서로 인정받고 있다. 1978년생인 파퀴아오는 불우한 성장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17살이던 1995년 프로복싱에 데뷔했다. 이후 승승장구를 거듭하면서 세계 프로복싱 최초로 8체급을 석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통산 전적 72전 62승 8패 2무승부를 기록 중이다.
에릭 모랄레스, 오스카 델라호야, 리키 해튼, 후안 마누엘 마르케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등 세계 최고의 복서들과 경쟁하면서 수많은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파퀴아오는 2021년 9월 요르데니스 우가스(쿠바)와 경기에서 판정패 당한 뒤 정계 진출을 위해 은퇴를 선언했다. 2016년부터 필리핀 상원의원으로 활동해온 파퀴아오는 필리핀 집권 여당인 필리핀 민주당 대표로 선출되는 등 차기 대통령 후보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정작 당내 경선에선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탈락의 쓴맛을 봤다.
파퀴아오가 다시 복싱 글러브를 끼게 된 배경에 대해선 여러 말이 나온다. 대선 과정에서 입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회복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파퀴아오는 지난달 현역 시절 라이벌이었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가 스페셜 복싱 매치를 치른 일본을 방문해 메이웨더와 재대결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파퀴아오는 “이 경기가 성사돼 감사하다”며 “스페셜 매치라고 해도 다른 경기와 차이를 두지 않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경기는 실전처럼 할 것이다”면서 “누가 이길 거라고 말은 못 해도 KO로 승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본격적으로 복서로 컴백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파퀴아오는 “다시 복서로 복귀할지, 스페셜 활동을 이어갈지는 이번 경기를 통해 결정하겠다”묘 “체력과 몸 상태를 확인하고 싶다. 지금은 몸 상태와 컨디션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파퀴아오는 복싱 커리어 초창기에 한국선수와도 여러 차례 대결한 바 있다. 1996년 12월 이승열, 1997년 4월 이욱기, 2000년 6월 채승곤과 대결해 모두 초반 KO승을 거뒀다.
파키아오와 맞대결하는 유대경은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자신을 무술가로 소개하고 있다. 복싱이나 격투기에서 정식 경기를 치른 적은 없다. 다만 지난해 UFC 출신 선수인 브래들리 스콧(영국)과 복싱률 6라운드 스페셜 경기를 펼쳐 판정패한 경력이 있다.
유대경은 “작년에 싸운 스콧은 7체급이나 위 선수였고 말이 안 되는 경기였다”며 “이번에는 더 말이 안 되는 경기지만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식적으로 파키아오가 이길 확률이 높은 건 인정하지만 내가 체중이 더 나가는 이점이 있으니 그 부분을 살려 준비하겠다”며 “승패보다는 파키아오에게 기량을 온전히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편, 과거 한국을 방문해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한 적이 있는 파키아오는 이번에도 SBS ‘런닝맨’과 JTBC ‘아는 형님’ 등에 출연해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