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게임' 모방에…감독 "교육청 통신문 놀라, 학폭 정당화 NO"[인터뷰]①

  • 등록 2024-03-25 오후 3:09:02

    수정 2024-03-25 오후 3:09:02

사진=티빙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그 얘기를 접하고 많이 놀랐어요. 학교 폭력이 정당화되지 않게 하려고 한 것, 그게 작품을 만드는 첫번째 원칙이었어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 박소연 감독이 전북교육청에서 게임의 확산 방지를 당부하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소연 감독은 “제작발표회 때도 말씀드렸지만, 작품 자체에서 주는 것이 학교 폭력 소재를 통해 학생들의 이야기로 심리변화를 일으키고 거기에서 생겨지는 메시지를 표현하기 위함이었다”며 “학생, 반에서 보여주는 스스로 만들었던 게임이 본인들 손으로 무너뜨리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학교 학원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자 했는데 그 얘기를 듣고 편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가 모두 섞여버린 그곳에서 점점 더 폭력에 빠져드는 학생들의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그린 드라마다. 지난 2월 29일 티빙을 통해 공개됐다.

박 감독은 학폭을 다루는 만큼 수위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다. 그는 “어느 정도 수위를 가져갈까 고민이 많았다”며 “작가님과 얘기를 하다 보니까 과한 액션보다는 여자가 느낄 수 있는 수치심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학폭을 소재로 하는 만큼 연기하는 배우들도 몰입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박 감독은 “김지연 씨가 촬영 중 운다고 하길래 가봤더니 당하는 신에 몰입해서 눈물이 났다고 하더라. 제가 도착하니까 학폭 가해자로 나왔던 서라와 부둥켜 안고 울더라”며 “제 별명이 울보인데 저도 부둥켜 안고 울었다. 그러니까 또 23명이 훌쩍훌쩍하더라”고 촬영 현장을 떠올렸다.

박 감독은 “나중에 박수쳐주면서 응원을 해줬고 힘내자고 얘기하며 그 신을 잘 마무리했다. 그 신 찍었을 때, 그 장면이 현장에 있던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하나가 된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박 감독은 학폭을 다루며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짚고 싶었다며 “무의식, 무관심이 무서움을 낳을 수 있고 그 심각성을 알리려고 했다. 학생들이 나와서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작품의 무게감을 줬다. 모두가 무의식과 무관심에서 벗어나서 주변을 잘 살펴봤으면 마음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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