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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홍보하는 일은 기본이다. “프로그램 녹화 중”이라며 올리는 사진엔 작품 홍보도 노린다. “화보 촬영 중”이라며 올리는 사진에도 협찬 브랜드의 이름을 언급하거나 장소를 노출한다. “저 프로그램 보면 몸매 비법을 배울 수 있나”, “저 음식 먹으면 나도 살 빠질까”, “저기서 운동하면 나도 성공하겠지” 등의 ‘워너비 심리’를 자극한다. 핀업걸이 남자 소비자만 타깃으로 삼을 것 같지만, 여자들의 질투·시기의 심리도 이용하는 셈이다.
홍종현 이화여자대학교 광고홍보학 교수는 “남자 소비자들이 핀업걸을 보며 개인적인 만족을 얻는다면, 여자 소비자들은 그들을 통해 나를 변화시키려는 실질적인 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성향이다”며 “그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SNS 마케터인데 요즘은 핀업걸이 그 역할도 대신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대중도 핀업걸 SNS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유승옥의 인스타그램은 ‘한류스타’ 배용준보다 인기가 많다. 유승옥은 약 5만명과 SNS 친구를 맺고 있다. 클라라 인스타그램은 더 그렇다. ‘패셔니스타’ 엄정화, 정려원 등 스타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인스타그램보다 훨씬 사람들이 몰린다. 17만명에 이른다. 온라인 생중계 포맷인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젼’에선 미식축구 국가대표팀 스트렝스 코치인 예정화가 출연 중인데, 그가 담당 PD와 커플요가를 하거나 선정적인 자세로 운동할 때 최고 10만명의 네티즌이 동시에 접속하는 폭주 현상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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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핀업걸과 대중, 매체 플랫폼의 ‘SNS 삼각관계’가 균형이 깨질 때다. 핀업걸의 SNS엔 화제성만 노리는 콘텐츠로 도배되고 있다. 한때 하루가 멀다 하고 대중을 유혹한 클라라가 “사진을 SNS에 올리면 바로 포털사이트 메인에 걸려요”라고 자랑할 정도다. 그런 흐름에 유승옥, 이연, 예정화 등 한 몸매 하는 스타들이 편승하고 있다. 대중 역시 이들에게 원하는 가치가 ‘섹시’에 국한되는 모양새다. 이태임, 클라라 등 배우가 본업인 이들이 섹시 캐릭터를 도맡아 연기하고, 영화 드라마 등 작품에서 노출을 담당하는 악순환도 이어진다. 두 관계를 이어주는 매체 플랫폼의 방향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빠지지 않는다. ‘마이 리틀 텔레비젼’을 홍보하는 보도자료에 “순위 상승을 위해 작정하고 섹시 댄스를 출 것”이라는 예고 내용이 심심치 않게 담기곤 한다.
홍종현 교수는 “핀업걸이 성 상품화로 전락되는 상황을 바라는 이해관계는 없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젓자’는 마인드를 버리기가 힘들다”며 “‘난 소중하니까’라는 유명한 광고 카피처럼 핀업걸이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고, 대중과 매체도 핀업걸 문화를 정화하려는 노력을 동시에 기울어야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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