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라쓰'로 日 인기인데…'경성크리처' 박서준의 소신 [김가영의 View]

'경성크리처', 731부대 모티브로 해 글로벌 관심
서경덕 교수 "K콘텐츠의 힘"
  • 등록 2024-01-09 오전 11:41:07

    수정 2024-01-09 오후 2:32:07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배우 박서준의 의미 있는 작품 활동이 주목 받고 있다. JTBC ‘이태원 클라쓰’로 일본 내 인기가 뜨거운 가운데,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경성크리처’에 출연하며 소신 있는 연기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진=넷플릭스
박서준이 출연한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 ‘731부대’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731부대’(관동군 방역급수부)는 인간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한 일본 관동군 생화학부대로 실험의 대상은 독립운동가, 중국 전쟁 포로 등이었다. ‘경성크리처’는 ‘731부대’의 생체실험을 크리처물에 접목하며 역사적 사실을 의미 있게 다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의미 있는 작품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은 배우들의 힘이 크다. 배우 박서준이 대표적이다. ‘이태원 클라쓰’로 글로벌 인기를 모은 만큼, 박서준의 신작이라는 것 만으로도 ‘경성크리처’에 대한 글로벌 팬들의 관심과 기대는 컸다. 이 같은 관심을 시청으로 이어지게 하며 역사적 사실을 알렸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행보는 의미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박서준이 출연한 ‘이태원 클라쓰’는 특히 일본 내 신드롬급의 인기를 모았다. 일본 넷플릭스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2년 내내 톱 10에 올랐고 일본에서 ‘롯폰기 클라쓰’로 리메이크까지 될 정도였다.

‘이태원 클라쓰’, ‘박새로이 클라쓰’ 열풍의 주역인 박서준의 인기 또한 뜨거웠던 만큼, 작품의 출연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터다. 실제 작품이 공개된 후 그의 SNS에는 일본어로 된 비난글도 다수 눈에 띈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일본의 부끄러운 역사를 담은 ‘경성크리처’에 출연한 것은 그의 단단한 소신을 보여주고 있다. 영향력 있는 배우인 만큼, 단순히 인기 흥행에만 집중하지 않고 작품의 의미까지 살펴 작품을 선택하고 있는 그의 행보는 높이 평가할만 하다.

사진=넷플릭스
그의 SNS에는 세계 각국의 언어로 ‘경성크리처’의 시청평이 달리고 있다. “일본인으로서 보는 것이 힘들고 무서웠지만 마음에 남는 작품이었다”는 반응을 포함해 이번 작품을 통해 한국의 아픈 역사를 알게 됐다는 내용도 눈에 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 배우인 만큼 역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 쉽진 않았을 것”이라며 “일본 시청자들도 숨기고 싶은 과거를 드러내는 것이 반갑진 않을텐데 일본 내에서 인기가 있는 배우 박서준이 출연을 해 거부감이 덜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서준이 작품을 통해 보여준 것을 일반화해서 정의가 무엇일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도 되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SNS 상에서는 ‘731부대를 처음 알았다’, ‘731부대를 알게 된 계기’, ‘731부대가 실제였다’ 등 ‘731부대’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인지하는 반응이 꽤 많았다”며 “‘경성크리처’로 인해, 일본 교육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731부대와 생체실험 등의 역사적 팩트가 일본 누리꾼에게 잘 전달된 점은 큰 의미가 있다. 글로벌 OTT를 통해 일본의 가해역사가 전 세계에 올바로 알려지는데 큰 일조를 한 건 역시 ‘K콘텐츠’의 힘”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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