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반대로 WBC 무산된 커쇼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었다"

  • 등록 2023-02-18 오후 5:24:40

    수정 2023-02-18 오후 5:24:59

보험사의 반대로 인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 합류가 무산된 LA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다음달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 대표팀 1선발을 맡을 것으로 보였던 베테랑 좌완 클레이턴 커쇼(35·LA다저스)가 결국 WBC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커쇼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가진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출전할 방법을 찾으려고 많은 것을 시도했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며 “미국 대표팀의 일원이 될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정말 출전하고 싶었는데 정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선수인생 막바지에 접어든 커쇼는 처음으로 WBC에서 미국 대표로 나서길 간절히 원했다. 다저스 구단도 커쇼의 뜻을 존중해 출전을 허락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다른 쪽에서 발목을 잡았다. 바로 보험사다.

ESPN, MLB닷컴 등은 보험사가 최근 몇 년 동안 허리 디스크, 어깨, 골반 등 최근 세 시즌 동안 5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오른 커쇼의 이력을 문제 삼았다. 커쇼가 WBC에서 다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압박한 것.

WBC 사무국은 메이저리그 소속 선수들의 경우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했다. 따라서 보험사가 부상 재발 가능성 등을 고려해 출전을 동의하지 않으면 메이저리거는 WBC에 나설 수 없다.

커쇼는 WBC에 나서기 위해 개인적으로 보험 문제를 해결해보려 했지만 끝내 불발됐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WBC 출전 무산이 실망스럽지만 이제는 정규 시즌 준비에 들어갈 때”라고 말했다.

토니 리진스 미국 대표팀 단장은 “커쇼가 우리와 함께할 수 없게돼 유감스럽다. 가슴에 ‘USA’를 달고 조국을 대표하려던 그의 열망은 진심이었다”면서 “이제는 WBC 타이틀 방어를 위해 다른 선수로 초점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커쇼는 2008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통산 197승(87패) 평균자책점 2.48에 통산 탈삼진 2807개를 잡아낸 ‘살아있는 레전드’다. 하지만 최근 잦은 부상으로 인해 지난 두 시즌은 각각 22경기 등판에 그쳤고 규정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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