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우, "중고교시절 '왕따' 경험, '핸드폰' 출연 계기됐다"(인터뷰①)

"후천적 감정기형아 정이규에 연민...감정노동자들에 위안 됐으면"
  • 등록 2009-02-19 오전 11:05:09

    수정 2009-02-19 오전 11:17:05

▲ 박용우(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극락도 살인사건'을 만든 김한민 감독의 두 번째 영화 ‘핸드폰’은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연예인 매니저 오승민(엄태웅 분)이 그로 인해 극단으로 치닫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이규(박용우 분)가 우연히 오승민의 휴대폰을 습득한 게 사건의 시작이었다. 대형마트의 고객 고충처리 담당 직원인 정이규는 오승민이 분실한 휴대폰을 돌려주려다 다짜고짜 거친 말부터 하는 오승민에게 반감을 가지게 되고, 이후 두 사람 간 뜻하지 않았던 대결은 시작된다.

박용우는 자신이 맡은 정이규란 캐릭터에 연민을 가지고 있었다. 고객 고충처리 담당 직원인 정이규는 고객들의 비합리적이고 때로는 폭력적인 항의에도 항상 웃는 얼굴로 이를 무마해야 했다. 박용우는 고객의 잘못인 줄 뻔히 알면서도 ‘고객은 항상 옳습니다’는 고객 응대 1원칙을 되뇌며 웃어야 하는 정이규에 대해 “감정노동자이자 후천적 감정 기형아”라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정이규의 마음에 동요됐어요. 그의 충동적 분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죠. 사실 정이규는 실제 저랑 닮은 부분이 많아요.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보단 스스로 감내하며 속앓이를 하는 것이나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정이규의 모습 등을 보며 제 학창시절이 떠올랐죠. 아마도 저도 배우가 아닌 일반 회사생활을 했더라면 정이규처럼 이용 당했을 거예요.”

박용우는 중고등학교 시절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친구들과 친하고 싶은 마음은 많았으나 정작 자신에게 다가오는 친구들은 오히려 그를 ‘이용’하곤 했다는 것. 그로 인해 마음의 상처도 많이 입었다.
 
남자들 사이 오고가는 폭력에 의한 서열도 싫었다. 결국 ‘왕따’나 다름없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럴수록 박용우의 내면에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픈 욕구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과생었던 그가 연극영화과로 진로를 급 변경한 건 바로 그래서다.
 
▲ 박용우 (사진=한대욱 기자)


“정이규는 악인이라기보다 소심한 마음과 책임감 때문에 감정적 기형아가 된 인물입니다. 아픈 어머니를 부양하기 위해 직장에 목을 매야 하고, 직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자존감을 누르고 웃어야 하는 인물이죠. 그렇게 살아가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사회엔 너무 많습니다. 그 상황에서 익명성이 보장된 타인의 휴대폰을 습득한 것이고 그것을 이용해 잠시나마 자신의 답답함을 토로하려다 일이 잘못되는 거죠.” 

박용우는 정이규를 단순히 사이코패스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그리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고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해나가지만 미미한 개인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사회구조 때문에 자아를 잃어가는 인물로 만들려 노력 했다. 지금 이 사회에는 그러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란다. 박용우는 사회적으로 약자이거나 외로움에 갇혀 사는 사람들에게 연기를 통해 공감대와 위안을 주는 것이 배우의 역할이고 보람이며 진심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핸드폰’에서 맡은 정이규를 통해 감정노동을 하며 이 땅을 살아가는 많은 분들에게 공감과 함께 위안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비록 영화에서 정이규는 뜻하지 않게 극단으로 치닫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정이규를 보며 관객들이 ‘나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 하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족하죠. 물론 정이규처럼 남을 이용해 복수를 하려면 안되겠지만요."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앞으로 출연하고 싶은 영화에 대해 물었다
 
"사회 구조 자체를 꼬집거나 사회적 이슈가 강한 영화에 출연해보고 싶습니다. 용산사태, 부동산, 사이코패스 등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들을 다룬 영화요. 그런 면에서 할리우드 영화들이 좀 부러워요. 할리우드엔 사회적 구조를 다룬 영화들이 많이 나오는데 한국은 아직 활성화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서요.”

(사진=한대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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