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천만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가 부동의 박스오피스 1위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댓글부대’(감독 안국진), ‘고질라X콩: 뉴 엠파이어’ 등 신작들이 잇달아 개봉했지만, ‘파묘’의 천만 돌파를 기점으로 다시 극장가가 한산해진 모양새다. 올해 한국영화 기대작인 ‘범죄도시4’가 이달 중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개봉까지 무려 20일이나 기다려야 하는 상황. 그전까지 딱히 흥행에 두각을 드러내는 작품이 없는 상황에서 ‘파묘’가 계속 박스오피스 1위로 질주할지, 오는 10일 개봉을 앞둔 인기 외화 애니메이션 ‘쿵푸팬더4’가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4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파묘’는 전날 4만 2959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했다. 누적 관객 수는 1108만 4693명이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그린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최민식과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톱, 대세 배우들이 ‘묘벤져스’ 4인방으로 활약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개봉 32일 만에 1000만 돌파 이후 40일 만에 1100만 관객을 돌파해 ‘범죄도시3’의 흥행 기록을 제쳤다. 특히 한국에서 오컬트 장르 영화가 천만 관객을 넘은 것은 ‘파묘’가 처음이다. 해외에서의 인기도 뜨겁다. ‘파묘’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개봉 이후 200만 이상 관객들을 동원하며 전례없는 현지에서의 인기를 견인 중이다. 두 국가에서 모두 한국 영화 기준 역대 최고 관객수를 경신했다. 이외 호주에서도 열띤 반응을 얻고 있으며, 최근에는 베이징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됐다. 앞서 베를린, 홍콩국제영화제 등에서도 러브콜을 받은 바 있다.
‘파묘’의 뒤를 ‘댓글부대’가 박스오피스 2위로 잇고 있지만, 다소 떨어진 동력이 아쉽다. ‘댓글부대’는 전날 2만 9060명의 관객들을 모았다. 누적 관객 수는 64만 508명이다. 손익분기점인 195만 명을 넘기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부대’는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 등 충무로와 TV, OTT 등 각종 플랫폼에서 활약 중인 젊은 대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를 연출한 안국진 감독 역시 전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영화계를 주목케 한 대표적인 젊은 감독이다.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 분)에게 온라인 여론 조작을 주장하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현실 범죄 서스펜스극이다.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선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 등을 제대로 고증한 현실감과 배우들의 개성넘치는 열연, 여러 해석을 낳는 독특한 결말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생소한 전개로 보편적으로 대중을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는 ‘파묘’의 아성을 뛰어넘을 강력한 경쟁작이 없는 상황. 오는 10일 개봉할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4’가 현재 ‘파묘’와 ‘댓글부대’를 모두 제치고 전체 예매율 1위를 기록 중이지만, 예매량이 아직 4만 명 수준으로 화력을 끌어올리긴 역부족으로 보인다.
결국 극장가가 걸 기대는 24일 개봉을 앞둔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가 유일하다. ‘범죄도시4’ 개봉까지 무려 20일이나 남은 상황에서 ‘파묘’가 계속 지지부진한 독주를 이어갈지, 당분간 쉽지 않을 극장가의 상황에 우려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