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공연 강자' 이승윤, '꿈의 거처'에서 팬들과 '도킹'[종합]

  • 등록 2023-07-03 오전 10:09:48

    수정 2023-07-03 오전 10:09:48

(사진=마름모)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스탠딩석을 가로지르는 돌출 무대 한가운데 선 이승윤이 발을 구르자 관객이 그에 맞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만든 박수 소리에 맞춰 이승윤은 알라리깡숑 시절 발표곡인 ‘허튼소리’를 부르며 열광적인 분위기를 만끽했다. 별천지 우주 공간처럼 꾸민 ‘꿈의 거처’에서 이승윤과 관객이 노래로 완벽히 ‘도킹’(DOCKING) 된 순간 연출된 장관이다.

이승윤은 1~2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전국투어 ‘도킹’ 앙코르 콘서트를 개최해 관객과 뜨겁게 재회했다. 올해 1월 새 정규앨범 ‘꿈의 거처’를 낸 이승윤은 2월부터 전국투어에 돌입해 서울, 대구, 부산, 대전, 용인, 광주 등지를 차례로 찾았고, 4월에는 대만에서도 공연을 펼쳤다.

투어 공연으로 2만여명의 관객을 매료시킨 이승윤은 이번 앙코르 공연으로 7000여명을 더 홀렸다. 앙코르 공연은 스탠딩석을 함께 운영해 특별함을 더했다. 이승윤이 스탠딩 단독 콘서트를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마름모)
(사진=마름모)
공연 둘째날 올림픽홀을 찾아 이승윤과 ‘도킹’했다. 이날 이승윤은 “이게 스탠딩의 맛이구나 싶다”고 웃어 보이면서 공연장 곳곳을 열정적으로 휘젓고 다니며 자유분방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그의 모습은 마치 가장 먼저 꾸민 노래의 제목이기도 한 ‘야생마’ 같았다.

일렉 기타와 어쿠스틱 기타를 번갈아 둘러멘 이승윤은 때론 록킹한 무대로, 때론 잔잔한 울림이 있는 무대로 관객을 들었다 놨다 했다. ‘날아가자’를 부를 땐 기타를 내려놓고 마이크 하나만 든 채 공연장을 깡총깡총 휘젓고 다녔고, 돌출 무대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손을 귀에 가져다대며 자연스럽게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무대가 마치 이승윤의 놀이터처럼 보인 장면이다.

‘가끔은’을 부를 땐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돋보였다. 이승윤이 양팔을 좌우로 벌린 채 천천히 무릎을 굽히며 앉자 관객의 함성과 ‘떼창’이 잦아들고, 그가 다시 일어나기 시작하자 그에 맞춰 객석의 환호성이 다시 커지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조명 장치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이를 통해 마치 이승윤에게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신비로운 장면이 여러 차례 연출돼 몰입감이 배가 됐다.

(사진=마름모)
3년 전 방송한 JTBC ‘싱어게인’ 우승으로 이름과 얼굴을 알린 이승윤은 어느덧 몸짓과 손짓만으로도 관객을 휘어잡는 ‘공연 강자’로 성장해 있었다. 이승윤은 “인터뷰를 할 때 스스로 ‘언더독’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고 돌아보면서 “지금의 저는 ‘언더드래곤’ 정도는 되는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이승윤은 밴드 연주자들과 합을 맞춰 약 2시간 30분 동안 총 26곡을 불렀다. 공연 말미에는 에어건으로 관객에게 굿즈 티셔츠를 선물했고, ‘우주 라이크 섬띵 투 드링크’와 ‘웃어주었어’로 앙코르 무대를 펼칠 땐 2층 지정석까지 뛰어 올라와 공연장을 한 바퀴 쭉 돌며 노래하는 특급 팬서비스도 펼쳤다.

급기야 관객이 없는 시야제한석 좌석에 홀로 앉아 노래하는 퍼포먼스까지 펼친 그의 모습을 보면서는 신흥 공연강자의 탄생 순간을 눈앞에서 지켜봤다는 뿌듯함에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끝인사는 새 앨범 발매 예고였다. 이승윤은 “십수년 간 쌓아왔던 걸 와다다 하고 냈다. 이제 또 다시 창작을 해야 할 때란 생각이 든다”면서 “내년에 새 앨범을 낼 것”이라고 밝혀 환호를 받았다.

(사진=마름모)
다음은 2일차 공연 셋리스트

야생마

구름 한 점이나

코미디여 오소서

누구누구누구

무명성 지구인

가짜 꿈

게인 주의

굳이 진부하자면

기도보다 아프게

새벽이 빌려 준 마음

한 모금의 노래

폐허가 된다 해도

허튼소리

언덕나무

가끔은

교재를 펼쳐봐

말로장생

꿈의 거처

도킹

날아가자

들려주고 싶었던

비싼 숙취

흩어진 꿈을 모아서

애칭

우주 라이크 섬띵 투 드링크

웃어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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