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은 '흔들', 학범슨은 '멈칫'

  • 등록 2007-08-20 오후 4:47:00

    수정 2007-08-20 오후 7:13:47

▲ 퍼거슨 감독(오른쪽)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와 K 리그 지난 시즌 챔피언들이 비슷한 시기에 함께 비틀거리고 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시즌 초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K 리그 최강 성남 일화는 무패행진에 마침표를 찍는 등 멈칫거리고 있다.

맨유,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두 번째 안 좋은 출발
맨유는 2007~2008 시즌 개막전, 2연패 고지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렇다할 손실은 없이 미드필드에 나니, 오언 하그리브스 등을 보강하고 골게터 카를로스 테베스까지 영입, 전력이 한결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개막되자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개막전에서 레딩과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데 이어 포츠머스와도 1-1로 비겼고, 19일에는 맨체스터 시티에 0-1로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시즌 개막 후 첫 3경기에서 기록한 2무1패는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두 번째로 나쁜 성적이다. 최악은 1992~1993시즌 1무2패였다.

맨유의 이같은 부진은 득점력이 아직 살아나지 못하는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레딩과의 개막전에서 부상한 웨인 루니와 박치기 보복행위로 3경기 출장 정지를 당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공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경기를 지배하고도 무릎을 꿇은 맨체스터 시티전이 대표적인 경우. 퍼거슨 감독도 이날 경기 후 ‘타고난 골잡이 부족’을 인정했을 정도였다. 이번 시즌 합류한 테베스 혼자만으로는 골결정력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맨유는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로 대접받고 있다. 특유의 저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벌 첼시의 조제 무리뉴 감독도 “맨유가 초반 승점을 올리지 못한다고 경쟁자 리스트에서 절대 제외할 수 없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맨유에 대한 관심사는 치고 올라오는 시점일 뿐이다.
▲ 김학범 감독(사진=성남일화)

▲멈칫거리는 성남
반면 성남의 최근 행보는 예사롭지 않다. 삼성 하우젠 2007 K리그에서 15라운드까지 무패행진을 거듭하다 지난 15일 수원 삼성에 1-2로 덜미를 잡혀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한데 이어 19일에는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 최근 홈 연승(3승) 및 홈 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3경기)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이 때문에 시즌 내내 부동의 선두를 달려 오다 2위 수원에 승점 4점차로 쫓기는 처지가 됐다.

성남의 무뎌진 행보는 팀 전체적으로 체력이 떨어진 탓이 크다. 김두현 김상식 등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주전들이 아직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다른 팀들은 참가하지 않은 A3 대회와 피스컵 출전으로 대부분의 선수들이 지쳐 있다. 수원의 차범근 감독이 “성남은 많이 지쳐 있는데 빨리 회복하지 못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예상할 정도다.

물론 성남이 최근 2경기에서 상대한 수원이나 울산 모두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강호들이기 때문에 1무1패라는 전적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고 볼 수 있으나 페이스가 뚝 떨어진 것만큼은 사실이다.

K리그를 대표하는 지략가로, 퍼거슨 맨유 감독의 이름에서 따온 ‘학범슨’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김학범 감독이 현재의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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