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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계속 머리카락을 기르는 중이다. 학창시절 두발 단속의 설움(?)을 풀고 있다. “20년간 야구를 하면서 한 번도 머리를 길러본 적이 없었다. 거의 늘 스포츠형 머리였다. 작년엔 삭발을 한 번 했으니 이젠 한 번 길러볼까 싶었다”고 했다.
15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애리조나 캠프를 앞두고 있는 노경은. 출발에 앞서 머리카락을 짧게 자를 법도 하지만 노경은은 웃으며 말한다. “올시즌 계속 기를 겁니다.”
나름 롤모델도 정해놨다.“여자분들은 싫어하실 수 있는 일명 테리우스 머리를 하고 싶다. 야구선수로 따지면 린스컴(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처럼 한 번 길러볼까 한다.” 이상훈(고양원더스 코치)과 세든(전 SK 투수, 현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후 긴 헤어스타일로 팬들에게 볼거리를 줄 수있는 유력 후보인 셈이다. 조금 더 강한 이미지로 어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노경은은 “캠프 갔다와서도, 올시즌에도 밸런스가 안맞거나 잘 안풀리면 성질이 나서 밀어버리는 경우가 있을 것 같다. 그 고비만 넘기면 될 듯 싶다”고 말했다.
노경은이 린스컴 헤어스타일로 파격 변신을 한다면 올시즌을 성공적으로, 만족스럽게 마쳤다는 의미도 된다. 노경은의 월동 준비, 그리고 시즌 성과를 판단하려면 그의 헤어스타일을 유심히 보면 된다는 이야기다.
노경은은 “그만큼의 돈을 받아 기분은 좋지만 더 큰 책임감이 생긴다. 이제 못했을 때가 걱정이지만 늘 하던대로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캠프를 통해 스타일의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지금 갖고 있는 구종을 가다듬어 더욱 완벽한 무기를 만들 예정이다.
매년 그렇듯 노경은의 목표는 한결같다. “아프지 않고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것. 그리고 3점대 평균자책점과 15개 이상의 퀄리티스타트다.” 승수는 고려하지 않는다. 선발로서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퀄리티스타트라 생각한다. 지난 해 30경기에 선발로 나서 10승10패(평균자책점 3.84), 퀄리티스타트 18개를 기록하며 2선발, 때론 1선발 역할까지 해낸 노경은은 올시즌 역시 용병 못지 않는 존재감을 뽐내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