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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지난 1998년은 K리그 출범 16년 만에 한 시즌 관중이 200만명을 돌파하는,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진 해였다. 그 중심에는 안정환(수원 삼성, 당시 부산 대우), 고종수(대전, 당시 수원), 이동국(잉글랜드 미들즈브러, 당시 포항)이 있었다. 이들은 빼어난 기량과 개성, 준수한 외모를 앞세워 구름 관중을 프로축구장으로 이끈 ‘트로이카’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공교롭게 15일, 이들 ‘트로이카’가 K리그와 프리미어리그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경기에 나선다. 안정환은 광주와의 홈경기, 고종수는 FC 서울과 원정경기에 선발 출장할 예정이고 이동국은 웨스트햄전 출전이 기대되고 있다.
올 해는 이들 모두에게 특별한 시즌이었다. 안정환은 지난 2000년 7월 이탈리아 세리에 A의 페루자를 시작으로 일본(시미즈 S 펄스, 요코하마 마리노스), 프랑스(메츠) 독일(뒤스부르크) 등 해외 리그를 전전하다 6년 8개월 만에 K리그에 복귀했고, 고종수도 1년간의 공백에 마침표를 찍고 대전에서 부활을 노렸다. 이동국은 올 초 프미리어리그에 진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재기와 도전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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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은 수원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려 1군 경기에도 제대로 나서지 못하다 급기야는 2군리그 경기 도중 관중석에 진입, 상대팀 서포터스와 마찰을 일으키는 불미스러운 사태까지 일으켰다.
고종수 또한 의욕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아 전반기에는 출장조차 못했다. 왕년의 스승 김호 감독이 대전 사령탑을 맡은 후반기 들어서야 교체 멤버로 투입되면서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려 왔다.
이랬던 이들에게 15일 경기는 축구인생에 또 다른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고종수에게 서울전은 시즌 첫 선발 출장 경기라는 의미가 있다. 이전까지 4경기 교체 출장에 그쳤던 고종수는 지난 12일 경희대와의 연습 경기에서 80분을 소화하며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는 등 본격적인 재기의 가능성을 알렸다. 이젠 그에게 흔들리지 않는 신뢰를 보내고 있는 김호 감독과 대전 팬들을 위해 보답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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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햄전을 앞둔 이동국은 안정환 고종수와는 또 다른 각오를 다지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비상이다. 지난 달 29일 노샘프턴과의 칼링컵에서 고대하던 프리미어리그 첫 골은 기록했지만 정규리그에서 이동국은 여전히 교체 요원이다. 웨스트햄전에서도 후반 교체 멤버 정도로 투입이 예상될 뿐이다.
칼링컵에서 물꼬를 튼 득점포를 정규리그에서도 재가동하는 게 절실하다. 주전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이동국은 2주의 리그 휴지기 동안 일시 귀국, 최근 얻은 쌍둥이 딸을 보고 돌아가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었다.
여전히 축구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들이 15일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켜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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