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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에서는 한때 침묵의 커넥션으로 얽히고 공조했던 최빛(전혜진 분)과 우태하(최무성 분)가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하며 끝을 맺는 장면들이 그려졌다. 지난 밤 최빛이 만난 사람은 한여진(배두나 분)의 예상과는 달리 우태하가 아닌 황시목(조승우 분)이었다. 남재익 의원의 아들 마약 사건을 덮어줬다는 혐의를 뒤집어씌워 그의 인생을 망가뜨리겠다고 협박한 우태하를 저지하기 위해 황시목은 한여진과의 유대, 경찰로서 마지막 봉사의 기회라는 점을 들어 스스로 밝히고 자의로 내려오라 최빛을 설득했다. 황시목과의 만남 후 그를 기다리고 있던 한여진에게 “왜 스스로를 후려치냐”는 뼈아픈 진심까지 확인한 최빛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 지검장 박광수(서진원 분) 죽음과 관련, 사체 유기와 증거 조작 등의 사실을 모두 밝히고, 본청 정보부장직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반면 우태하는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되레 완벽했던 계획이 서동재(이준혁 분) 때문에 자신에게 옮겨 붙었다는 책임전가 및 궤변만 늘어놨다. 결국 우태하는 파면 및 기소가 결정됐고 이들의 비리가 세상에 밝혀지면서, 검경은 개혁의 주체가 아닌 개혁의 대상이란 인식만 더 심어준 채, 검경협의회는 무산됐다.
하지만 부정한 권력에 맞서 끝까지 싸워낸 황시목과 한여진의 발자취는 시청자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우태하의 개인 일탈로만 사건을 덮으라는 대검 차장검사의 압박에도, 검찰이 굴욕을 맛보더라도 우태하가 가짜 목격자의 배후라는 사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70년이나 지켜온 수사권을 흥정의 대상으로 만든 사람들, 이를 남용하고 오용해서 지키지 못한 사람들이 문제”라는 날카로운 일침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앞으로도 변함없이 다르게 살아갈 것이란 믿음을 남긴 채 황시목은 원래 부임지였던 원주지청으로 돌아갔다.
한여진은 혁신단 해체 이후에도 용산서로 복귀하지 않고 정보국에 남았다. 옳은 일을 하고도 상사를 제 손으로 내친 ‘검은 짐승’이란 따돌림을 받으면서도 내린 결정이었다. 어디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자신에게 회식에 꼭 오라는 용산서 강력 3팀 식구들의 연락을 받고 남몰래 눈물도 흘렸지만, 시청자들이 그녀를 만났던 처음 그대로 단발로 머리를 자르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렇게 새로운 곳에서 또 다른 출발을 알리며 밝은 웃음을 지어 보이는 두 진실추적자의 마지막에 이들이 앞으로도 여전히 정의롭게 잘 지낼 것이라는 믿음이 솟아났다.
무엇보다 첫 회 오프닝을 장식했던 이창준의 내레이션은 최종회도 마무리하며 더 없는 전율을 선사했다. “진리를 좇아 매진하는 것, 도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 이는 모두 끝이 없는 과정이다. 멈추는 순간 실패가 된다. 변화를 향해 나아간다는 건 나의 발이 바늘이 되어 보이지 않는 실을 달고 쉼 없이 걷는 것과 같다. 한 줌의 희망이 수백의 절망보다 낫다는 믿음 아래 멈추지 않는 마음으로 다시”라는 ‘비밀의 숲’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아직까지도 귓가에 맴돌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시청자들의 기대를 그 이상으로 만족시킨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최종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