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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 기자] 국제화 시대, 연예계 많은 스타들이 해외 진출을 위해 앞장서왔다. 드라마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2000년대 초반 '한류'의 꽃이 피었고, 지난해부터는 미국으로 대표되는 세계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우리는 이질적 문화에 대한 높은 벽도 실감했다. 그렇다면 우리 대중문화의 미래는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해답은 '아시아'다. 많은 이들이 현존하는 최대 시장은 미국이지만 다가올 미래에는 아시아가 그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구도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류에 머물기엔 우리의 잠재력이 차고 넘친다. 이젠 보다 크고 현실적이며 미래지향적 가치인 아시아류에 도전할 때다. SPN 창간 3주년 특별기획 시리즈 ‘아시아가 중심이다'는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에 걸쳐 연재된다. [편집자]
지난해 3D 애니메이션 '몬스터VS에이리언'을 홍보하기 위해 드림웍스의 최고경영자 제프리 카젠버그가 방한했다. 제프리 카젠버그는 당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시장의 성장세는 놀랍다"며 "이같은 변화가 할리우드에서 '쿵푸팬더'와 같은 아시아의 정서가 담긴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미국 폭스TV는 지난해 4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 메디컬 드라마 '멘탈'을 한국의 폭스채널을 통해 미국 현지와 동시에 방송했다. 미국 드라마가 한미에서 동시에 첫 선을 보이기는 '멘탈'이 처음이다. 폭스TV가 한국 시장의 성장세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봉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는 전세계 극장가에서 약 27억 달러의 흥행수입을 거둬들였다. 이중 중국과 일본,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홍콩,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박스오피스에서 올린 수입은 약 5억1천만 달러였다. 이들 국가의 평균 국민소득을 감안했을 때 북미 수입 7억4천만 달러에 견줄만한 수치였다.
◇ 亞, 경제성장 발판 삼아 신흥 엔터시장 급부상
40억 인구를 보유한 아시아가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선두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북미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시장 포화로 성장세가 둔화 된 반면, 아시아 각국은 경제 성장과 함께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다국적 기업들은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아시아 시장 공략에 있어 궁극적인 목표는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이다. 지난 1월 세계적인 회계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빠르면 오는 2020년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중국이 경제 성장에 따라 현재 엔터테인먼트 최대 시장인 미국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최대 소비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영화 시장은 지난 2~3년간 매해 30%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세대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도권을 놓고 중국과 일본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전열을 재정비하고 나섰다. 여기에는 2000년대 초반 이후 한류 붐을 일으키며 아시아의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주도한 한국의 발전이 자극이 됐다.
중국은 지난 4월 중앙선전부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재정부, 문화부, 광전총국 등 9개 정부부서 합동으로 ‘문화산업 진흥 발전 번영을 위한 금융 지원에 관한 지도의견’을 발표했다. 이 문서는 중국 내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분야의 발전을 위해 은행의 적극적인 대출을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도의견’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발전을 금융으로 지원하는 최초의 거시금융정책 지도문건이다. 즉 중국이 아시아의 신흥 엔터테인먼트 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스스로 콘텐츠를 제작해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중국 정부가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 한류, 강점 유지하며 中·日과 경쟁해야
노준석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정책실 책임연구원은 “아시아의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다국적 엔터테인먼트 기업 및 국가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특히 중국과 일본이 한류에 자극을 받아 국가적인 차원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 육성을 위해 정책을 내놓고 있는 것에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연구원은 “사실 중국 정부의 지원과 일본의 자본력 및 마케팅 능력을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뛰어넘기는 어렵다”며 “한국은 그간 한류 콘텐츠를 통해 검증된 제작능력과 연출력 및 개별 엔터테이너들의 능력을 강점으로 유지해 아시아의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콘텐츠 제작과 유통 및 아시아 각 국의 배급망을 구축하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 해외사업부의 고위 관계자는 “아시아권에서 세계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를 뛰어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나오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여건이다”며 “그러나 아시아에서 통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는 아시아권에 베이스를 둔 기업이 유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선점을 놓고 아직도 많은 업체들이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이라며 “한류라는 붐을 형성했던 한국이 보다 치밀하고 현지화 된 전략으로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시장 공략에 나서지 않는다면 향후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할리우드 다국적 기업에 시장 주도권을 내줄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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