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빕, 개이치 꺾고 최강 증명한 뒤 전격 은퇴선언..."아버지 없이 싸우지 않겠다"

  • 등록 2020-10-25 오전 9:21:26

    수정 2020-10-25 오전 9:24:46

하빕 누르마고메도프가 UFC 254에서 열린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저스틴 개이치를 누른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UFC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2·러시아)가 잠정챔피언 저스틴 개이치(32·미국)를 누르고 진정한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전격 은퇴를 선언해 UFC를 혼란 속에 빠뜨렸다.

누르마고메도프는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야스 아일랜드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UFC 254’ 메인이벤트 라이트급(-70kg 이하) 통합 타이틀전(5분 5라운드)에서 개이치를 2라운드 1분 34초 만에 트라이앵글 초크에 의한 서브미션으로 제압했다.

지난 2018년 4월 알 아이아퀸타를 누르고 라이트급 챔피언에 등극한 누르마고메도프는 이날 승리로 통산 전적 29전 29승 무패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UFC에서 거둔 승리만 13승이나 된다. UFC 챔피언에 오른 뒤 코너 맥그리거, 더스틴 포이리어에 이어 개이치까지 꺾으면서 이 체급 절대강자임을 증명했따.

반면 지난 5월 토니 퍼거슨을 5라운드 TKO승으로 꺾고 잠정 챔피언에 오른 개이치는 누르마고메도프의 벽을 실감한 채 챔피언 벨트를 내려놓았다. 최근 4연승도 마감했다.

1라운드부터 월등한 파워와 강력한 레슬링 기술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한 누르마고메도프는 2라운드에 승부를 끝냈다. 테이크다운에 이어 재빠르게 트라이앵글 초크를 걸어 개이치의 탭을 받아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경기가 끝난 뒤 기뻐하는 대신 케이지 바닥에 엎드려 오열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고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오늘 경기가 마지막이다”라며 “아버지 없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 난 아버지 없이 싸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누르마고메도프의 레슬링 스승이기도 한 아버지를 지난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누르마도메도프는 “라이트급 13연승도, 통산 29연승도 대단한 기록이다”며 “앞으로 후진 양성에 힘을 쏟겠다”고 말한 뒤 오픈 핑거 글러브를 벗어 케이지 바닥에 내려놓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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