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형사만 있나’ 작지만 다양한 영화의 반격

  • 등록 2017-09-12 오전 6:00:00

    수정 2017-09-12 오전 6:00:00

8만명 돌파한 ‘더 테이블’과 14일 개봉하는 ‘여배우는 오늘도’ ‘시인의 사랑’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작은 영화들이 활약이 눈부신 요즘이다. ‘공범자들’ ‘더 테이블’ ‘김광석’ 등 다큐멘터리 및 저예산 영화들이 수십억원 이상의 상업영화들 사이에서 선전하고 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0일까지 ‘공범자들’은 23만명, ‘더 테이블’은 8만명, ‘김광석’은 4만명을 동원했다. ‘공범자들’과 ‘김광석’은 다큐멘터리 영화이고 ‘더 테이블’은 저예산 극 영화다.

‘공범자들’은 최승호 PD가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주범과 그 주범을 도운 공범자들을 쫓는 내용이며 ‘김광석’은 이상호 기자가 김광석의 자살에 의혹을 제기하는 영화다. ‘공범자들’은 MBC, KBS 파업 이슈도 있지만 현실을 위트 있게 비튼 블랙코미디 요소로 ‘김광석’은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과 함께 그의 주옥 같은 음악과 인생을 되짚으며 관심을 얻고 있다. ‘더 테이블’은 하나의 카페, 하나의 테이블에 머물다 간 네 개의 인연을 통해 동시대의 사랑과 관계의 다양한 모습을 비추는 작품이다. 선정적, 폭력적 자극적인 영화들에 지친 관객에게 에세이 같은 담백한 터치로 여운을 남기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영화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건 ‘한국영화에는 조폭 아니면 형사 밖에 없다’는 ‘여배우는 오늘도’ 속 대사처럼 다양성에 목마른 관객들에게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저연령 대상의 애니메이션을 제외하고 2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다양성 영화가 단 한 편도 없어 다양성 영화 시장의 침체가 우려됐다. 상반기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다양성 영화는 17만명을 동원한 ‘문라이트’였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다양성 영화는 상업영화에서 기대할 수 없는 한국영화의 저변 확대와 건강한 영화 제작 토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며 “다양성 영화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주목해야 할 다양성 영화 세 편이 14일 나란히 개봉한다. ‘여배우는 오늘도’ ‘시인의 사랑’ ‘사월의 끝’로 영화제에서 일찌감치 눈여겨 본 작품들이다. ‘여배우는 오늘도’는 문소리의 감독 데뷔작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로카르노국제영화제 등 영화제에 초청받은 단편 3편을 묶은 것으로 스크린 데뷔 18년차 배우 문소리가 배우와 여성으로서의 삶과 영화에 대한 깊은 사랑을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게 담은 작품이다. ‘시인의 사랑’은 전주국제영화제의 장편영화 제작 프로젝트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7’로 선정된 작품으로 양익준 전혜진 정가람이 주연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시 세계와 팍팍한 현실의 간극에 괴로워하던 마흔 살의 시인이 한 소년을 만나면서 새로운 감정에 눈 뜨는 과정을 재치 있고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사월의 끝’은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부문 여우주연상 수상작이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 현진(박지수 분)이 낡은 아파트로 이사를 온 후로 동네에 알 수 없는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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