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지만 믿었던 선발투수 곽빈이 4회말 대거 5실점 하면서 흐름이 확 바뀌었다. 이후 나온 투수들도 와르르 무너졌고 두산은 9-14로 크게 졌다. 두산의 2023년 가을 야구는 단 한 경기만에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초보사령탑’ 이승엽 감독에게 그 패배는 너무 큰 충격이었다. 비시즌 내내 머릿속에 잔상이 남았다.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구단 창단 42주년 행사에서 만난 이승엽 감독은 “패배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순간이 두고두고 아쉬웠다”면서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판단실수가 있었다”고 당시 경기를 떠올렸다.
결과는 실망스러웠지만 ‘감독 이승엽’은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이승엽 감독은 “그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며 “새로운 시즌에는 더 단단하고 냉철하게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우승말고 만족할 선수나 감독은 없을 것이다”며 “당연히 내게도 많이 아쉬운 한해였다. 올 시즌은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인정했다.
2024년 시즌 준비도 타격에 무게 중심이 맞춰져 있다. 일단 김한수 수석코치가 타격코치로 이동했다. 김한수 코치는 삼성 시절 명 타격코치로 이미 지도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팀에 새로 합류한 박흥식 수석코치는 이승엽 감독이 선수로 활약하던 시절 그의 스승이었다. ‘이승엽을 키운 사나이’로 명성이 높았다. 지금은 스승에서 조언자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시즌 작전/주루 코치를 맡게 될 고토 고지 코치 역시 원래 타격코치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주장 완장도 중심타자 양석환에게 맡겼다. 주장으로서 더 책임감을 갖고 중심을 잡아달라는 의미다.
이승엽 감독은 “안 좋았던 평가를 뒤집으려면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며 “코치진이 더 귀를 기울이고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변화’라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다.
그는 “나부터 변할 것이다”며 “10월 19일 창원에서 당한 패배를 가슴 깊게 새기겠다. 선수는 물론 코치진도 변화가 없다면 더는 승리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