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 장동선, 현실판 문동은이었다…"학폭 당해, 빵셔틀에 신체폭력까지"

  • 등록 2023-03-29 오전 6:55:04

    수정 2023-03-29 오전 6:55:28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뇌과학자 장동선이 어린 시절 독일과 한국에서 겪은 학교폭력 피해 경험을 털어놨다. 학자로서 ‘왕따의 뇌’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 역시 어린 시절 학폭 경험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MBC 예능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이하 ‘세치혀’)에서는 뇌과학자 장동선이 ‘뇌슐랭 세치혀’로 도전장을 내밀며 ‘북한 아오지 탄광’ 이야기로 1승을 거둔 최금영에 맞섰다.

장동선은 “다른 곳에서 하지 않은 진솔한 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며 “뇌과학을 공부한 이유와도 상관이 있다”고 운을 떼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돼 국내를 비롯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학교 폭력 소재 드라마 ‘더 글로리’를 언급했다. 장동선은 “왕따당한 사람의 뇌는 다를까? 박연진 같은 애들이 ‘그냥 왕따 당하는 애들이 있니? 이유가 있으니까 왕따를 당하는 거야’란 말을 한다. 제가 (뇌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도 내게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장동선은 독일에서 태어나 한국에 왔다고 했다. 그는 “(독일에서)아이들과 잘 어울렸지만 박연진같은 애들이 있었다. ‘머리 까만색이잖아. 더러운 거야. 때가 까만색이야. 우리는 금발이잖아 어디 더러운 애가 우리랑 섞이려고 그래?’ 분위기를 만들면 갑자기 아이들이 인그룹 아웃그룹을 나누는 선이 생긴다. 누군가를 이런 형태로 낙인 찍으면 사람들의 시선이 바뀌고 내가 나를 보는 시선도 바뀐다”고 말했다.

이어 “왕따를 당하는 것은 굉장한 상처를 남기며 그 사람의 뇌 안에서도 변화를 일으킨다”고 부연했다. 또 마틴 타이커 하버드 의대 교수의 연구를 인용해 언어폭력을 당한 아이들의 뇌가 물리적 폭력과 성폭행을 겪은 피해자, 강제 수용소에 수감된 사람들의 뇌와 같은 패턴을 보였다는 설명을 덧붙여 놀라게 했다.

장동선은 독일에서 한국에 돌아온 후 왕따를 당한 자신의 경험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 와서는 모두가 똑같이 생겼으니 잘 지냈다. 그런데 한 아이가 ‘쟤 좀 이상해, 냄새나’ 하면서 누군가를 따를 시켰다. 제가 (독일에서) 당한 경험이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며 “그러지 말고 같이 밥먹자 하고 같이 가서 그 아이 옆에 앉았다. 그런데 얘가 나를 디스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자신이 돕기 위해 다가간 친구가 역으로 그를 비난하기 시작했고, 자신을 향한 왕따로 부메랑처럼 돌아온 것.

장동선은 그대로 자신이 빵셔틀이 됐고 신체적 폭력과 언어적 폭력을 당하며 독일에서처럼 다시 따돌림당하는 입장이 됐으며, 그 여파로 결국 전학까지 떠나게 됐다고 고백했다.

자신을 디스했던 그 친구처럼 가해자가 되어버리는 피해자의 뇌는 어땠을까. 장동선은 “공통적인 특징은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믿음이 강한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라면서도 “결국 정의가 승리한다는 믿음이 강할수록 피해자가 당하는 걸 보면서 피해자가 잘못해서 당했다고 이야기하는 경향이 높았다. 세상을 선과 악으로 나누는 순간 나를 정의로운 쪽에 놓고 아파하는 사람들은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 물건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해 충격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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