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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민낯…‘영수증’·‘짠내투어’
재무상담 프로그램 ‘영수증’과 여행예능 ‘짠내투내’의 교집합은 소비다. 소비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다. 끊임없이 숫자가 등장한다. 신용카드 돌려막기 끝에 개인회생을 신청했지만 무절제한 소비를 이어가는 의뢰인의 사연에 ‘영수증’ MC들은 안타까워한다. 제한된 경비로 여행을 하는 ‘짠내투어’ 멤버들은 돈을 아끼고자 갑자기 불어 닥친 태풍에도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힘겹게 이동한다.
어쩌면 지질하고 불편한 현실이다. 웃음을 최대 목표로 하는 예능에서 돈을 소재로 다루지 않은 이유다. 여기서 김생민의 독보적인 캐릭터가 빛을 발한다. 20년 넘게 교양·정보 프로그램에서 내공을 쌓은 그는 재테크의 달인으로 통한다. 그만큼 그의 말엔 힘이 있다.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도 종종 등장한다. 진지하고 긍정적인 태도는 호감을 준다. ‘개인기 없는 개그맨’, 즉 연예인 김생민의 일상성은 시청자들이 두 프로그램에 공감하게끔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웃음도 포기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소비의 순간 등장하는 “스튜핏”은 하반기 최고 유행어가 됐다. 송은이와 김숙(영수증), 박명수와 박나래(짠내투어)는 각 프로그램이 예능의 본분을 다하도록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는 가족예능에 대한 반작용으로 볼 수 있다.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운명’, ‘싱글와이프’, tvN ‘신혼일기’, JTBC ‘효리네 민박’. 올해 첫 선을 보인 네 프로그램은 실제 연예인 부부가 출연한다. 근래 유행인 가족예능의 변주로, 단란하게 살아가는 연예인 부부의 모습이 관심을 모았다. 가상 부부가 아닌 실제 부부라는 점은 시청자의 몰입을 도왔다.
‘금수저 논란’도 비슷한 맥락이다. 손쉽게 TV 출연 기회를 얻은 연예인 가족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폭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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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MBC ‘만원의 행복’은 1만원으로 생활하는 스타의 하루를 보여줬다. 최대한 돈을 아껴야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 웃음을 안겼다. 두 프로그램은 ‘무조건 아끼라’고 시청자에게 권하지 않는다. 가족이나 자기 계발을 위한 소비,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좋은 소비는 권장하는 편이다. ‘영수증’에선 부모님 환갑잔치에 사용한 신용카드 내역엔 ‘그뤠잇’이 돌아온다. ‘짠내투어’에선 절약한 여행 끝에 소박한 사치가 상으로 주어진다.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는 현상인 욜로(YOLO)가 적절하게 반영됐다.
이 같은 프로그램의 인기몰이에 대해 김생민은 다양한 삶의 방식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사람마다 고집이 있다. 돈을 쓸 사람은 쓴다”면서 “아끼는 사람부터 그렇지 않은 사람까지 다양한 소비의 방식을 펼쳐 놨기 때문에 그중에서 시청자들이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찾아 공감하는 것 같다. 여기에 재미와 설득력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