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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치안이 불안하기로 유명한 나라다. 가장 큰 도시인 요하네스버그는 '범죄 수도'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고, '해가 지면 거리로 나서지 말라'는 이야기가 정설로 통용되고 있다.
살인사건 발생률, 범죄 발생률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 1년 간 남아공 국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만 1만8000여회, 강도사건은 7만2000여회에 달했다. 현지인의 분위기는 잘 모르겠지만,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경악할 만한 데이터다.
월드컵 취재를 위해 남아공에 입국한 한국 기자들의 안전 또한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취재단이 현지에 도착한 첫날, 세 건의 강·절도 사건이 발생해 긴장감이 더욱 고조됐다. 노상 강도로부터 금품을 빼앗기거나, 폭행을 당한 사례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남아공 경찰당국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각국 대표팀 및 관계자들의 안전을 확보할 방법을 강구하느라 부산을 떨고 있다.
우리 대표팀이 남아공 현지에 입성한 지난 5일,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부터 대표팀 베이스캠프 러스텐버그에 이르는 길에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 한국축구대표팀 차량을 호위하기 위해 경찰차 5대와 사복경찰이 탑승한 차량 2대에 헬리콥터까지 나서 입체적인 경호 작전을 펼친 까닭이다.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장인 올림피아파크 슈타디온으로 향할 때에도 흥미로운 볼거리가 펼쳐진다. 경찰차, 구급차, 경호원 차량 등 7~8대의 차량이 대표팀 버스를 앞뒤로 에워싸고 도로를 질주한다. 훈련장 내에는 장갑차와 무장 경찰 수십 명이 배치돼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하고 있다.
대표팀 경호요원들의 부산한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한 가지 투정 섞인 의문점도 고개를 든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왜 굳이 이 위험한 나라에서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치르도록 결정한 것일까. 세상일은 항상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가진 않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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