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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대부분의 파리 시민도 ‘프리주’에 대해선 호의적이다. 루브르 박물관과 연결된 쁘랭땅 백화점에는 파리올림픽 기념품 판매점이 있다. 관광객은 물론 파리 시민들로 늘 인산인해인 기념품 판매점에서 가장 인기있는 상품은 단연 프리주 인형이다. 길을 다니는 사람들의 가방에 작은 프리주 인형이 달려있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프리주를 잘 알지 못하고 처음 보면 ‘저게 뭐야’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 빨간색의 삼각형 모양은 마치 불가사리 같은 괴기한 느낌도 준다. 프리주가 프랑스인들과 그들의 역사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안다면 생각이 달라진다.
프리주를 낳은 프리기아 모자는 자유의 상징이다. 그 뿌리는 고대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프리기아라는 이름은 기원전 1200년부터 500여년간 지금의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를 비롯한 아나톨리아 지역 일대를 차지했던 프리기아 왕국에서 유래됐다.
특히 프리기아가 자유의 상징으로 뿌리 내리게 된 것은 프랑스 혁명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시민군은 자유와 해방을 상징하는 빨간색 프리기아 모자를 썼다. 정부군과 시민군을 구별하는 수단이 됐다. 프랑스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가 1830년에 그린 세계적인 명작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에서도 혁명에 참여한 사람들이 이 모자를 쓰고 있다.
사실 프리기아 모자는 알게 모르게 전 세계인들에게 이미 친숙하다. 유명한 애니메이션 ‘개구쟁이 스머프’에서 귀여운 스머프들이 쓰고 나오는 것이 바로 프리기아 모자다. 이 만화의 원제는 ‘Les Schtroumpfs(레 슈트룸프)’. 바로 벨기에 작가가 그린 프랑스어 만화다.
올림픽 마스코트와 늘 짝을 이루는 패럴림픽 마스코트도 눈길을 끈다. 패럴림픽 마스코트 역시 ‘프리주’다. 그냥 봐선 거의 비슷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패럴림픽 프리주는 한쪽 다리에 경주용 의족을 달고 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더 큰 용기를 가지고 사회에 나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