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이런 게 영향력 아입니껴"… 부산 제대로 알린 BTS

15일 'BTS 옛 투 컴 인 부산' 대성황
5만명 운집… 시내 곳곳 보라색 물결
전 세계 229개 국가·지역 생중계 송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톡톡
  • 등록 2022-10-17 오전 5:30:00

    수정 2022-10-17 오전 8:18:39

방탄소년단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 공연 모습(사진=빅히트 뮤직)
[부산=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마! 이런 게 바로 영향력이다.”

부산을 발칵 뒤집어놓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에 대해 한 여성팬이 건넨 말이다. 9년째 팬이라는 20대 여성 김하민씨는 부산 곳곳을 수놓은 보랏빛 물결을 보며 “방탄소년단은 정말 대단한 아티스트”라며 “이번 콘서트를 통해 그 영향력을 제대로 보여준 것 같아 팬으로서 뿌듯하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방탄소년단은 15일 오후 6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부산’(BTS in BUSAN)을 개최했다.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대사인 방탄소년단은 보다 많은 이들이 박람회 유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번 콘서트를 준비해 무료로 선보였다. 이들은 ‘다이너마이트’, ‘버터’ 등 주요 히트곡을 1시간 30분 동안 쉼 없이 열창했다.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만 5만명, 대형 스크린으로 공연을 생중계한 ‘라이브 플레이’를 통해서는 부산항 1만명, 해운대 2000명 이상이 공연을 즐겼다. 부산시도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광안대교 등 주요 랜드마크를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방탄소년단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 공연 모습(사진=빅히트 뮤직)
공연이 열린 15일 당일 부산역에는 KTX 열차가 도착할 때마다 보라색 옷을 입은 인파가 플랫폼을 가득 채웠다. 한국인뿐 아니라 일본, 태국, 필리핀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등 아랍권,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권, 미국과 멕시코·콜롬비아 등 중남미까지 세계 각국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70년 부산 토박이’라는 김동희씨는 이 광경을 보고 “보라색 임마들 뭐꼬? 지금 부산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꺼!”라고 흥분하기도 했다. 그는 “2002 월드컵 당시 붉은색 옷을 입은 붉은 악마로 가득 찬 모습을 본 적은 있지만, 보라색은 생전 처음”이라면서 “누가 설명을 안 해줬으면 대규모 시위라도 벌어진 줄 알았을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방탄소년단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 공연 모습(사진=빅히트 뮤직)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했으면”… 홍보효과 톡톡

방탄소년단은 이번 콘서트를 통해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 유치에 나섰다는 점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방탄소년단 RM도 공연 도중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뜻깊은 공연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고 의미가 깊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이번 콘서트는 네이버 나우, 제페토, 위버스 등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JTBC·일본 TBS 채널1 등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 229개 국가·지역에 송출됐다. 콘서트 종료 후에는 부산세계박람회 관련 키워드가 20만건 이상 언급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는 2021년 한 해 언급량의 약 45배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커졌음을 방증했다.

콘서트를 보기 위해 방문한 외국인들에게도 부산은 세계박람회 유치 적격지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일본 오사카에서 왔다는 20대 여성 요하루씨는 “이번 공연이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해 열리는 것이라고 들었는데 충분히 개최할 조건을 갖춘 것 같다”며 유치 성공을 기원했다. 태국에서 온 30대 여성 사와리씨는 “방탄소년단의 바람대로 부산세계박람회가 개최됐으면 좋겠고, 그때 다시 방탄소년단 콘서트가 열린다면 꼭 부산을 찾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광안대교 등 부산의 주요 명소들이 보랏빛으로 물들었다.(사진=연합뉴스)
부산 홍보 효과도 쏠쏠했다.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서 온 30대 여성 하사드씨는 “방탄소년단 덕에 부산이라는 아름다운 도시를 알게 됐다”고 호감을 표했다. 도시철도 부산역에서 열차가 들어올 때마다 나는 갈매기 소리를 신기해하며 녹음하는 외국인도 있었다. 태국에서 온 야수이씨는 “지민의 고향인 부산은 정말 익사이팅한 도시인 것 같다”며 “저녁에는 돼지국밥과 밀면을 먹고, 광안대교도 가볼 것”이라고 부산의 매력에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번 콘서트가 열리는 15일 하루에만 10만명 이상이 부산을 방문했다. 실제로 서면·해운대·남포동 등 부산시내 주요 거리에는 보라색 옷을 입은 인파가 넘쳐났다. 35년 동안 택시를 운전했다는 이한휘씨는 “모처럼 활기가 돈다. 가수 한 팀이 공연을 한다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해운대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점주 김희찬씨는 “부산국제영화제 때보다도 더 많은 사람이 부산을 찾은 것 같다”며 “2030년에 엑스포가 열려서 이 많은 사람이 다시 부산을 찾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방탄소년단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이 열린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인근이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로 가득차 있다.(사진=빅히트 뮤직)
입대 앞둔 BTS “무슨 일이 펼쳐지더라도… 믿음 가져주길”

이번 콘서트는 멤버들이 군대에 가게 된다면 방탄소년단의 입대 전 마지막 완전체 콘서트였다. 방탄소년단이 군 문제를 직접 언급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멤버들은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자리인 만큼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다만 RM은 공연 말미에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제대로 된 콘서트를 해본 적이 없는데 그 시간 동안 저희를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7명의 마음이 같고, 여러분이 저희를 믿어주신다면 저희 앞에 무슨 일이 펼쳐지더라도 굳건히 잘 나아가며 행복하게 공연하고 음악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부디 믿음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여 BTS의 음악은 계속될 것이라고 알렸다. 지민은 “앞으로 10년 뒤 우리 모습은 어떠할까 궁금해졌다”며 “30년, 40년이 될 때까지 더 가야 한다”고 활동 의지를 불태웠다.

15일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방탄소년단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의 라이브 플레이(LIVE PLAY)가 열리는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팬들과 시민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내년 1월 입대를 앞둔 진은 “공연하면서 굉장히 많은 생각과 감정이 들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건네며 “제이홉 다음으로 솔로 앨범을 내게 됐다”고 깜짝 솔로곡 발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는 내년 초 현지 실사를 거쳐 연말께 국제박람기구(BIE) 회원국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부산 유치가 결정되면, 2030년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부산 부산항 일원에서 세계박람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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