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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부터 ‘나 혼자 산다’의 공식 유튜브 채널 ‘나 혼자 산다 STUDIO’(구독자 수 55만명)를 통해 업로드 되기 시작한 디지털 스핀오프 웹예능 ‘여은파(매운맛)’는 지난 9일 기준 누적 조회수가 1000만뷰를 돌파했다.
‘여은파’는 ‘나 혼자 산다’의 여성 출연진인 개그우먼 박나래와 모델 한혜진, 마마무 화사 등이 각각 조지나와 사만다, 마리아라는 ‘부캐’로 참여해 다양한 도전을 펼치고 일상을 보여주는 스핀오프 예능이다. ‘나 혼자 산다’ 본방송 직후 편성하고 있는 TV 버전은 ‘여은파’(순한맛)으로, 지상파 방송인 ‘나 혼자 산다’보다 표현 수위를 높였다는 점에서 유튜브 버전을 ‘여은파’(매운맛)으로 지칭하고 있다.
이 웹예능은 공개 직후 1~2주 만에 조회수 150만~400만뷰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나아가 ‘나 혼자 산다’ 본방송 직후 편성된 ‘여은파’(순한맛)까지 지난 7일 닐슨코리아 수도권 가구 기준 시청률이 5주 연속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등 쌍방향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JTBC ‘뭉쳐야 찬다’도 스핀오프인 ‘감독님이 보고 계셔 - 오싹한 과외’와 ‘아는 형님 방과후 활동’ 등을 운영 중이며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는 프로그램 재연 배우들과 개그맨 정형돈이 운영하는 웹예능 ‘돈플릭스’를 시즌2까지 제작했다.
나영석 CJ ENM PD는 방송가에 스핀오프 예능 제작 트렌드를 정착시킨 원조다. 나 PD는 지난해부터 ‘신서유기’와 ‘삼시세끼’ 등 자신의 히트 프로그램을 새롭게 해석하고 변주한 숏폼 예능들을 잇따라 내놨다. ‘신서유기 외전-삼시세끼 : 아이슬란드로 간 세끼’를 비롯해 강호동의 ‘라끼남’(라면 끼리는 남자), 젝스키스의 합숙 예능 ‘삼시세네끼’, ‘신서유기’ 막내 위너 민호와 피오가 출연하는 패션 예능 ‘마포멋쟁이’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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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평론가는 “장수, 인기 프로그램을 활용한 숏폼 예능은 어느 정도 성공 가능성이 보장되는데다 TV 방송과 유튜브 콘텐츠의 인지도를 모두 높일 수 있다는 장점까지 지녔다. TV에서 편집된 미방송분을 활용한 새로운 자투리 콘텐츠 활용도 가능하단 점에서 저비용 고효율의 효과 역시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지상파 방송사 PD는 “스핀오프 웹예능은 각종 규제의 영향을 받는 TV보다 상대적으로 과감한 수위로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 제작진이 미처 본방송에 내보내지 못한 출연진의 끼와 입담을 풀어낼 수 있다”며 “TV 프로그램 인기를 바탕으로 PPL도 적극 유치가 가능하다. 특히 PPL 노출에 대한 인식이 TV보다는 유튜브가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이고 ‘먹방’ 등 PPL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도 제작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스핀오프 웹예능은 제작진과 출연진이 기존의 인기와 영광에만 기대 안주하게 한다는 우려도 사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제작진은 ‘자가복제’의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고 새로운 콘텐츠를 추구하는 일부 시청자들은 매번 똑같은 콘텐츠, 출연진에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며 “TV 고정 출연 권력을 지닌 일부 인기 연예인들이 유튜브 파이까지 독식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