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3회초 1사에서 롯데 6번타자 이대호가 2루타를 치고 2루에 안착해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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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지은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타자들이 2022시즌 전반기 타격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22일까지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는 타율, 박병호(36·KT 위즈)는 홈런에서 각각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이대로라면 부문별 ‘최고령’ 기록을 경신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대호는 올 시즌 내내 3할대 중반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6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8(253타수 88안타)을 기록하며 공동 1위에 올랐다. 경쟁자인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3·삼성 라이온즈)는 시즌 초부터 줄곧 독주하다가 이달 들어 페이스가 떨어졌다. 반면 이대호는 6월 타율 0.329 12타점 4득점으로 방망이가 꾸준히 뜨겁다. 최근 10경기로 좁혀봐도 타율 0.333 10타점 3득점에 달한다.
KBO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의 업적을 인정해 역대 두 번째로 공식 은퇴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역 마지막 해를 맞은 불혹의 성적표라기엔 믿기 어려울 정도다. KBO리그에서 뛴 17시즌을 통틀어 규정타석을 채우고도 올해보다 더 높은 타율로 마무리 한 건 미국 진출 직전인 2010년과 2011년 두 차례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이병규 LG 2군 타격 코치가 보유한 최고령 타격왕 타이틀을 가져올 수 있다. 1974년 10월생인 이 코치는 2013시즌 타율 0.348로 선두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령 기록을 만 38세 11개월 10일로 다시 썼다. 이대호가 시즌 끝까지 수위타자 자리를 유지한다면 고(故) 장효조 삼성 2군 감독과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보유한 최다 수상(4회)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다.
|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리그’ KT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 초 KT 박병호가 1점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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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는 지난 21일 수원 홈에서 NC를 상대로 시즌 20호 홈런을 터뜨리며 연속 기록을 9년까지 늘렸다. 2012시즌 넥센(현 키움) 소속으로 31홈런을 때려낸 것을 시작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던 2016~2017년을 제외하고 매해 20번 이상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이는 이승엽 KBO 홍보대사가 보유했던 ‘8년 연속 20홈런’을 넘는 KBO 최초의 기록이다.
20홈런 고지를 선점했던 2012~2014시즌 모두 홈런왕을 차지한 만큼, 올해도 박병호를 향한 낙관적 전망이 나온다. 시즌 초반부터 홈런 순위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켜온 데다, 현재는 2위 김현수(LG)와의 격차도 7개로 벌어진 상태다. 1986년 7월 10일생인 박병호가 시즌 끝까지 이를 유지한다면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2005년 만 35세의 나이로 기록한 역대 최고령 홈런왕기록도 새로 쓸 수 있다. 개인 통산 6번째 타이틀로 역대 최다를 차지하며 이승엽(5회)을 한 번 더 넘어서게 된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의 이런 활약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최근 2년간 타율이 2할2푼대에 머무르며 홈런도 20개를 간신히 넘기자 노쇠화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는 키움이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박병호와의 FA 계약을 망설인 이유이기도 했다.
결국 박병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9년 동안 머물렀던 친정팀을 떠나 KT에 새 둥지를 틀었다. 계약금 7억원, 연봉 20억원, 옵션 3억원 등 총액 30억원에 3년 계약을 했다. 박병호는 계약 첫해부터 자신을 향한 ‘에이징 커브’ 우려를 불식시켰다. 시즌 타율은 0.245로 높지 않지만 팀이 필요할 때 장타를 때려주는 해결사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