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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대표적인 대중지 ‘더 선’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개막한 K리그를 묘사한 내용이다. K리그가 코로나19로 시름하는 전세계에 희망의 빛을 선물했다.
K리그는 지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 대 수원 삼성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당초 예정보다 69일 미뤄졌다. 경기도 당분간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하지만 축구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남다르다.
이날 전북 대 수원의 개막전은 K리그 트위터와 유튜브로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트위터 중계의 누적 접속자수는 320만명을 훌쩍 넘었다. 중계 내내 K리그를 응원하는 해외 축구팬들의 댓글이 쏟아졌다.
영국, 독일 등 축구 선진국을 포함해 전세계 36개국에서 K리그 중계권을 구매해 개막전부터 생중계했다. 심지어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인터넷 생중계에 문자 중계까지 곁들였다. ‘대박이 아빠’ 이동국(전북)이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자 BBC 해설자는 “믿어지는가. 우리가 41살 이동국을 절대 빼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동국이 2006년부터 두 시즌간 몸담았던 잉글랜드 프로축구 미들즈브러의 한 팬은 트위터에 ‘이동국의 유니폼을 12년 만에 꺼내 입었다’고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동국의 특별한 골세리머니도 화제가 됐다. 이동국은 이날 결승골을 넣은 뒤 왼손바닥 위로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덕분에 챌린지’ 동작을 취했다.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어 동작으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밤낮으로 애쓴 모든 의료진을 응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스페인 신문 ‘마르카’는 “이것이 코로나19 시대의 골 세리머니다”며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른 이 세리머니는 포옹이나 접촉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존중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영국 BBC도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의 헌신에 감사를 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구단들은 무관중 경기의 적막감을 지우기 위해 미리 녹음된 응원 소리를 스피커를 통해 내보냈다. 하지만 팬들이 내뿜는 열기를 대신할 수는 없었다.
K리그가 개막했다고 해서 절대 안심할 수는 없다. 최근 하루 증가 추세가 한자릿수로 떨어지며 진정세를 보였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이태원 클럽 사건 이후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다. ‘5월 안에 관중 입장이 순차적으로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섞인 계획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졌다.
이태원 클럽 발 감염자가 지역 사회 곳곳에 다시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생겼다. 어렵게 시작한 축구가 다시 중단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K리그를 이끄는 모든 이들의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