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005380)와 쌍용자동차(003620)는 연초부터 공격적으로 신차를 출시한 효과로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선전했다. 반면 임금 및 단체협상 갈등의 골을 좁히지 못한 르노삼성차는 부분파업 여파로 내수와 수출시장에서 두 자리 수 이상 판매가 줄어드는 등 실적이 고꾸라졌다.
아울러 신형 쏘울의 선전에도 기아자동차(000270)는 3개월 연속 내수시장에서 감소세를, 마케팅을 강화한 한국GM는 5개월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국산 완성차 판매 꼴찌에 그쳤다.
1일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차,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달 내수에서 전년 동기 대비 0.8% 소폭 감소한 13만8288대를 판매했다. 업계는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에도 지난달(-1.1%)에 이어 2개월 연속 내수 판매량 감소세를 기록했다.
내수시장에서 업체별로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다. 대세로 자리 잡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강화한 현대차와 쌍용차는 신차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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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월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지난달 내수에서 전년 동월 대비 18.8% 증가한 1만984대 판매를 기록했으며, 이는 39개월 만에 최대 실적이다. 지난 1월 렉스턴 스포츠 칸, 2월 코란도를 잇따라 출시하며 공격적인 ‘신차 경영’을 펼친 결과다. 지난달 1만대 돌파에는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 브랜드가 4089대로 실적을 견인했으며, 신규로 출시한 중형 SUV 코란도는 2202대 판매했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는 “연이은 신차 출시를 통해 지난 1분기 내수에서 16년 만에 최대 실적(2만7450대)을 기록했다”며 “글로벌 SUV시장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새로워진 라인업을 통해 글로벌 판매를 더욱 늘려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전년 동월보다 8.9% 감소한 4만4233대를 판매했다. 볼륨 모델 노후화로 올 들어 3개월 연속 내수 판매 감소세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 1월 출시한 3세대 쏘울은 출시 이후 처음으로 1000대를 넘어서며 총 1166대(전기차 포함)를 팔았다. 쏘울 월 판매량이 1000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1년 11월 이후 88개월만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한 6540대에 그쳤다. 올 들어 3개월 연속 내수시장에서 감소세를 기록했는데 뚜렷한 신차가 없는 가운데 임단협으로 인한 부분파업이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르노삼성차는 수출시장에서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와 QM6(수출명 콜레오스)가 부산공장 파업으로 인한 생산 손실과 이란 수출 제한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62.3% 감소했다. 다만 지난달 26일 일반 판매가 시작된 LPG 모델이 실적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SM6 LPG와 SM7 LPG는 일반 판매 기간이 영업일 기준 4일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각각 530대와 295대가 판매되며 지난달보다 46.4%, 41.1%씩 증가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해 지난달 25일까지 52차례에 걸쳐 210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생산 차질 물량은 1만2020대, 손실액은 2352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노사 갈등 장기화를 이유로 9월 이후 후속 차량의 물량 배정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현재 노사는 임단협 타결을 위해 집중교섭 중이다.
한편, 지난달 국내 완성차 전체 수출은 56만387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다. 기아차(2.2%), 한국GM(4.5%), 쌍용차(22.6%)는 호조를 보였지만, 현대차(-3.4%)와 한국GM(-62.3%)는 부진했다. 아울러 국내 완성차 5개사는 1분기 누적판매 기준으로 내수는 0.8% 증가한 36만59대, 수출은 3.6% 줄어든 149만8938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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