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측근 "김경수 앞에서 킹크랩 시연"…金 "신빙성 없어"

김경수 지사, 드루킹 사건 첫 공판 출석
서유기 "시연회 브리핑 자료 만들어"
김경수 측 "드루킹 일당 진술 신빙성 없어" 반박
  • 등록 2018-10-29 오후 5:40:30

    수정 2018-10-29 오후 5:40:30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댓글 조작의 실무를 담당했던 ‘드루킹’ 김모(49)씨의 측근 박모(30·필명 서유기)씨는 김경수 경남도지사(51) 앞에서 킹크랩을 시연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김 지사 측은 드루킹 측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성창호)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첫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씨는 “2016년 11월 드루킹 김씨와 측근 ‘둘리’ 오모씨가 김 지사에게 (킹크랩을) 시연할 사실이 있다”고 답했다.

박씨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에서 회원들에게 킹크랩(댓글 조작 프로그램) 작동 방법을 교육하고 운영하는 등 김씨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현재는 김씨와 함께 구속기소 된 상태다.

드루킹의 지시로 김 지사에게 보여줄 브리핑 자료를 만든 박씨는 킹크랩 시연 당시 화면을 띄우고 스크롤을 내리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또 시연 당시 “‘유시민 총리’ 검색어를 (순위로) 올린 것에 대해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강하게 얘기했던 것이 생각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김씨가 김 지사에게 브리핑하던 도중 김 지사 외 다른 사람들에게 강의실을 나가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또 ‘그 당시 킹크랩 프로토타입을 시연했을 것으로 생각하냐’는 특검 측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씨는 지난해 2월 김 지사의 보좌관인 한모씨에게도 킹크랩을 시연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2월 초 한씨가 산채를 방문했을 드루킹이 보여주라고 해서 직접 시연했다”며 “킹크랩을 시연하자 한씨가 ‘오오’라는 감탄사를 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지사 측은 드루킹 일당의 진술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반박했다.

김 지사의 변호인은 증인신문을 진행하기 전에 드루킹이 구치소에서 작성한 노트를 증거로 제출하며 “드루킹이 공범들과 수사에 어떻게 대응할지, 진술을 어떻게 할지 조율하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며 “공통의 변호사를 통해 전달된 지시에 따라 공범들도 허위 내용을 진술했기 때문에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특검팀은 김씨가 텔레그램의 메시지를 증거로 제시하며 김 지사가 댓글조작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은 박씨에게 김씨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여주며 “김동원 휴대폰에서 기사(URL)가 뜨니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뜬다”며 “AAA라는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박씨는 “AAA는 김경수 의원이 보낸 기사라는 뜻이다”며 “김경수 의원이 보낸 것이니 우선 작업하라는 뜻”이라고 답했다.

김 지사는 2016년 11월 9일 경공모 사무실을 방문해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킹크랩 초기버전(프로토타입)에 대한 시연을 참관한 후 드루킹 김씨에게 댓글조작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지난해 6월 드루킹과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센다이 총영사를 드루킹 측에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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