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반쿠데타 시위대를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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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본 정부가 미얀마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신규 사업을 당분간 중단한다. 미얀마 군부를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더 이상 경제 지원을 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2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얀마 ODA 사업과 관련한 신규 안건을 당분간 보류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하고 있다. 스가 정부의 한 간부는 “지금 미얀마 정부에 경제 지원을 하면 군사정권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중국을 제외하면 미얀마 최대 원조국이다. 2019년 일본이 미얀마에 제공한 ODA는 엔 차관 1688억엔, 무상협력 자금 138억엔, 기술협력 자금 66억엔 등 총 1893억엔(약 2조원)에 달한다. 미얀마에 진출한 일본 기업도 430개가 넘는다. 일본이 ODA 제공을 멈추면 미얀마 군부에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과 유럽처럼 ‘제재’에 나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미국과 영국 등이 쿠데타를 주도한 주요 인물들에 대해 자산 동결 등 제재에 나섰지만 미얀마가 국제적으로 고립되면 중국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미얀마 군부에 민주적인 해결을 촉구하는 대화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적 측면의 지원도 계속할 방침이다.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를 통한 지원은 유지하고, 긴급성이 인정되는 코로나19 대응 지원 사업도 이어가는 방향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을 포함한 주요 7개국(G7)은 지난 23일 외교장관 회의를 연 뒤 성명을 내고 “평화적인 시위에 폭력으로 대응하는 모든 사람은 그 책임을 져야 한다”며 미얀마 군부의 강경 진압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