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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정해진 양식의 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는 등 네이버, 구글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입점업체를 상대로 ‘갑질’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플랫폼업체들은 태동기에 있는 산업에 과도한 사전규제를 가할 경우 혁신성장을 가로막아 산업 자체를 고사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온라인플랫폼법) 제정안을 마련해 28일부터 11월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온라인플랫폼 제정안에 따르면 국내외를 망라해 대부분의 플랫폼 기업이 법적용 대상이다. 공정위는 입점업체와 소비자간 ‘상품 및 영역 거래의 개시를 알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업체를 플랫폼으로 규정해 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플랫폼업체는 앞으로 계약서에 △수수료 부과 기준 및 절차 △온라인 플랫폼 노출 방식 및 순서 기준 △자사서비스 차별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입점업체와 계약을 해야 한다. 이같은 필수조항을 담지 않은 계약서를 쓸 경우 과징금 등 제재를 받는다.
그러나 플랫폼 업계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플랫폼 특성상 제조업처럼 거래형태를 일률적으로 정의하기가 어려운데다 플랫폼 노출방식 및 수수료 부과 기준도 상황에 따라 영업비밀에 해당할 수 있는 만큼 정해진 양식대로 계약을 쉽지 않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표준 계약을 맺고 있는 해외기업들이 국내법에 맞춘 별도의 계약을 맺을지도 의문이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업체와 입점업체간 갑질 논란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규제망에선 빠져 있으니 공정위가 칼을 꺼내든 취지는 이해할 수는 있다”면서도 “빠르게 변화하는 플랫폼 형태부터 다양한 거래방식이 나올텐데 정해진 계약서를 사용하도록 제한하는 등 사전규제를 적용하는 게 맞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