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주중대사·남관표 주일대사 유력..'회전문 인사' 논란

장하성·남관표 등 사퇴 직후 다시 공관장으로 재발탁
임종석, 홍장표, 탁현민 등 측근 인사 재임용 기조 유지
  • 등록 2019-03-04 오후 6:11:08

    수정 2019-03-04 오후 6:11:08

남관표 장하성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주중대사와 주일대사에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남관표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청와대가 ‘회전문’ 인사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옷을 벗은 뒤 다시 주요국 대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임종석 실장에서 노영민 실장으로 교체되면서 공석이 된 주중대사에는 장 전 실장이, 이수훈 주일 대사 후임으로는 남 전 2차장이 내정된 것으로 4일 전해졌다. 정부는 중국 정부와 일본 정부 측에 이들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주재국의 임명 동의)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두 내정자들은 중국과 일본 측의 아그레망 동의가 나오는 대로 공식 임명절차를 거쳐 현지에 부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놓고 문재인 대통령이 측근 인사들을 우대하는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장 전 실장은 미국에서 경제학과 경영학 석·박사를 받은 경제학자 출신이다. 중국 인민대학과 복단대학 등에서 교수를 역임했고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서 국제 자문위원직을 8년여간 지내기도 했다. 다만 외교적 업무 능력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장 전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러나 3개월 만에 다시 주중대사로 부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정부의 좁은 인재풀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다만 이번 주중대사 내정으로 장 전 실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임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장 전 실장의 외교역량에 따라서는 그 역할이 확대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 전 2차장은 직업 외교관이라는 측면에서 장 전 실장에 비해서는 업무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주일 대사관에서 1등 서기관으로 근무했고 헝가리와 스웨덴에서도 대사를 지낸 바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남 전 2차장의 교체 직후에 “문재인 정부하에서 계속 크게 쓰일 것”이라고 말해 이 같은 인사 이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문정부의 인사 돌려막기 기조는 이번만이 아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퇴임한지 한달여 만에 대통령 특임 아랍에미리트(UAE) 외교특별보좌관이란 자리에 다시 부름을 받았다.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실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홍장표 전 경제수석 역시 대통령 자문기구 중 하나인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돌아왔다. 재임 내내 사퇴 압박을 받았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 담당 행정관도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에 재임용됐다.

지난해 11월에는 계속되는 소득분배 악화와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분위기 쇄신용 인사로 ‘경제 투톱’인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을 교체했는데 이 역시 홍남기 당시 국무조정실장과 김수현 당시 청와대 사회수석을 이동시키는 방식이었다.

시야를 넓히면 청와대 비서관 인사 자리도 돌려막기가 계속됐다. 총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나간 백원우 민정비서관 후임자로는 김영배 정책조정비서관이 임명됐다. 김 비서관이 이동으로 공석이 된 정책조정비서관 자리는 다시 이진석 사회정책 비서관이 이동했다.

문 대통령이 집권 초 “인재를 고르게 등용하겠다”며 균형인사·탕평인사를 약속한 것과 거리가 멀다. 야권에서는 이 같은 문정부의 인사를 놓고 좁은 인재풀을 문제 삼고 있다. 한 야권 인사는 “인사는 국정 운영의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수 있는데 돌려막기, 회전문 인사로서는 국정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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