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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63) 신임 한국경제학회장(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은 지난 1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연구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20년 전 아시아 외환위기 때는 한보, 기아 등 국내 일부 대기업,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등 해외 주요 금융기관처럼 위기의 실체가 분명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이끄는 한국경제학회는 70년 전통(1952년 설립)의 경제학계 최대 단체다.
이 회장은 “과거 경제위기 때는 소위 ‘큰 놈’과 그에 따른 하청 중소기업이 부도 나는 선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거의 모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모래더미 무너지듯 불황을 겪고 있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한두차례 대책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이전에는 예기치 못한 금융 시스템 리스크가 실물 경제로 옮겨가는 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실물위기가 먼저 발생하는 반대 양상”이라며 “이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셰일가스업체들이 발행한 1000억달러 이상의 정크본드(junk bond·고위험채권) 롤오버(roll over·만기 재연장)가 차질을 빚으면 시장에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 연장선상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0% 초반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환위기가 덮친 1998년 성장률은 -5.1%였다. 2009년에는 0.8%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