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 경주마 도살 동물학대 논란…농식품부·마사회 "관리 강화"

美동물단체, 영상 공개하고 제주농협 검찰에 고발
다른 말 보는 앞에서 도축…동물보호법 위반 유력
전국 도축장 점검…퇴역 경주마 이력체계 구축기로
  • 등록 2019-05-08 오후 7:09:20

    수정 2019-05-08 오후 7:50:08

미국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가 유튜브에 공개한 제주 도축장의 퇴역 경주마 도살 영상 캡처.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동물보호단체가 제주의 한 도축장이 퇴역 경주마 도살 영상을 공개해 동물 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이에 전국 도축장의 동물보호법 준수 여부를 재점검하고 한국마사회와 함께 퇴역 경주마 관리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지난 3일 약 4분에 이르는 제주 도축장의 퇴역 경주마 도살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고 운영사인 제주축협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 성명을 통해 한국마사회의 무리한 경주마 수입으로 연 1600마리에 이르는 은퇴 경주마 상당수가 제주 도축장에서 도살돼 말고기 식당으로 보내진다며 비난했다.

영상을 보면 퇴역 경주마가 전기충격기로 기절해 한쪽 다리만 묶인 채 들어 올려지는 과정을 다른 말이 지켜보다가 겁에 질린 듯 뒷걸음질치는 모습이 나온다. 아직 경기용 보호장비를 달고 있는 말도 있고 작업자가 막대기로 말의 얼굴을 때리기도 한다.

같은 종의 동물이 보는 앞에서 다른 동물을 죽이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동물보호법 위반이다.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 부과 대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에 지자체와 협력해 전국 149개 도축장의 동물보호법 준수 여부를 재점검하기로 했다. 경마 선진국에서도 말을 식용이나 사료, 화장품 재료로 사용하는 게 현실인 만큼 도축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순 없지만 최소한 그 과정은 인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마사회와 협의해 퇴역 경주마의 승용마 전환을 촉진하고 개인 마주가 경주마의 임의로 처분하는 일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퇴역 경주마 관리 체계를 마련키로 했다.

마사회에 따르면 매년 1400여마리의 퇴역 경주마 중 700여마리는 승용마로 전환하고 약 150마리는 번식마로 활용한다. 또 150여마리는 폐사·안락사한다. 그러나 나머지 약 400마리 정도의 용처는 불분명하다. 경주마는 모두 개인 마주의 소유물이어서 경주마 땐 마사회가 말 복지를 엄격히 관리할 수 있지만 퇴역 이후 처분은 마주의 재산권 행사여서 관여가 쉽지 않다는 게 마사회의 설명이다.

마사회는 퇴역 경주마 활용을 높이기 위해 학교승마나 재활승마, 힐링승마 등 승마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 경주마를 포함한 모든 말의 생애 전 과정을 추적해 공개하는 말 이력체계를 구축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선 검찰 수사에 따라 필요한 법적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며 “전국 도축장에서 동물보호법 위반 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퇴역 경주마 관리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화사, 팬 서비스 확실히
  • 아이들을 지켜츄
  • 오늘의 포즈왕!
  • 효연, 건강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