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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혁주의 연주가 멈추질 않길 바랍니다.” 올해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을 수상한 바이올리니스트 고(故) 권혁주의 어머니 이춘영(59) 씨는 연신 눈시울을 붉혔다.
이 씨는 27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혁주는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다. 아들이 아직도 연주하러 떠난 것만 같다”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촉망받던 바이올리니스트였던 권혁주는 지난해 10월 31세를 일기로 돌연사해 음악계에 충격을 안겼다. 당시 부산 남구에서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중 심정지로 숨졌다. 3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했고, 6세에 음악저널 콩쿠르에서 최연소 1위를 하며 일찍이 주목받은 바이올린 영재다. 아이큐도 184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라고 불렸다.
이 씨는 “내가 낳은 아이였지만, 어릴 때부터 혁주를 내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한국의 권혁주, 무대에서 대중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연주자로 크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옆에 있을 줄 알았는데 아이가 그렇게 떠나니 자꾸 내가 못 해준 것만, 더 사랑해주지 못한 것만, 칭찬해주지 못한 것만 떠올라서 힘들었다”고 했다.
한편 올해 ‘장한 어머니상’ 수상자에는 이씨 이외에도 가수 김건모의 어머니 이선미 씨, 시인 박성우의 어머니 김정자 씨, 설치미술가 김승영의 어머니 박흥순 씨, 국악인 방수미의 어머니 구현자 씨, 연극연출가 김태수의 어머니 조용녀 씨, 발레무용가 황혜민의 어머니 김순란 씨 등 7명이 선정됐다.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은 매년 어버이날을 계기로 자녀를 훌륭한 예술가로 키운 어머니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1991년 제정한 상으로 올해로 27회째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