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별명은 저승사자"…집무실 '빨간 글러브' 조명한 WSJ

  • 등록 2022-04-25 오후 9:25:52

    수정 2022-04-25 오후 9:25:52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해외에 얼굴을 알리기 위해 외신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4일 워싱턴포스트(WP)와 첫 인터뷰에 이어 25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지면에도 단독 인터뷰가 실린 것.

25일(한국시간) 보도된 WSJ와의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은 새 정부의 외교 노선과 관련해 “새로운 우정을 바탕으로 3국 관계의 새로운 날,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선을 그었던 ‘쿼드’ 참여에 대해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변화를 예고했다.

이어 “미국, 중국과 평화·공동번영·공존을 이룰 방법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우리가 외교 정책에서 애매모호한 자세를 취하거나 뒤집는 것으로 보이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3월 1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권투인 홍수환 씨로부터 선물 받은 챔피언 글러브를 끼고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실제 윤 당선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에서 두 나라의 동맹 강화를 논의할 것이며,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외교 정책의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그 일환으로 2018년 이후 수년간 축소된 한미 연합 훈련을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중국 견제협의체인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쿼드에도 참여하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한국이 곧 초청받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긍정적으로 참여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쿼드 참여는 윤 당선인의 후보 시절 공약 사항 중 하나다.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윤 당선인은 “대화를 우선시했던 문재인 정부보다 더 강경한 노선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첫 조치에 나선다면 현 정부가 약속한 인도적 지원보다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취임 후 첫 과제로는 개인과 기업의 코로나19 극복, 규제개혁 등을 꼽았다. 여소야대 국면임을 고려,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행정명령 등을 통해 빠르게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우선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한편 WSJ는 윤 당선인에 대해 검사로서 권력층의 부패 범죄 수사로 ‘저승사자’라는 별칭을 얻었고,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했다고 소개했다. 전임 대통령들과 비교해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 국민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도 꼬집었다.

다만 WSJ는 이정민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 “고용을 늘리고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과 같은 초기 성과를 낸다면 자신에 대한 반대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매체는 “윤 당선인 책상 뒤편에 있는 선반에 빨간색 권투 글러브 한 쌍이 눈에 띄게 진열돼 있다”고 전하며 “1977년 세계 타이틀 경기에서 4번이나 쓰러지고도 세계 챔피언이 된, 이 나라 가장 유명한 프로 파이터 중 한 명의 것인데 수십 년 후 그 권투 선수가 유세장에서 윤 후보에게 장갑을 줬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이 ‘4전 5기’ 신화의 주인공 홍수환 선수로부터 선물 받은 권투 글러브를 눈에 띄는 자리에 전시한 데서 그의 성향을 그려낸 것이다.

윤 당선인은 인터뷰에서 권투 글러브에 대해 “그는 다시 일어섰고, 이길 수 있었다”면서 “그것은 상징성을 가진다. 포기하지 마라. 끝까지 싸워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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