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의료진 등 코로나 백신 접종…한국인은 제외

오산·군산·평택 미군기지 내 병원서
의료진과 지휘관 등 필수 인력 1차 접종
에이브럼스 사령관 "전원 접종 권고"
정부 요청으로 우리 국민 백신 접종 보류
  • 등록 2020-12-29 오후 6:44:03

    수정 2020-12-29 오후 6:45:49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주한미군이 29일 의료진과 지휘관 등 필수인력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이날 오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오산·군산·평택 미군기지 내 병원 등 3개 시설에서 모더나 백신 1차 접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사실상 한국 내에서 이뤄진 첫 백신 접종이다.

주한미군은 “초기 물량이 제한적이었지만 일상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는 의료 인력과 응급 요원들부터 접종을 시작했다”면서 이번 1차 물량에 이어 백신이 추가로 반입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미 정부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백신은 모더나와 화이자 두 가지다. 미 정부는 이 외에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 등 여러 제약사와 구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식품의약국(FDA) 최종 승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주한미군 측은 추가 반입 백신은 모더나 외에 미 FDA 승인을 받은 다른 제약사의 백신 제품일 수 있다고 언급해 화이자 백신 반입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버트 에이브람스 주한미군사령관이 29일 경기 평택 켐프험브리스에 있는 브라이언 올굿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주한미군사령부)
미군 측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킬 더 바이러스’(Kill the Virus·바이러스를 퇴치하자)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백신 주사를 맞는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접종 여부는 개인의 선택에 맡기지만, 임상 시험을 모두 통과해 미국 정부에서 승인한 만큼 전원이 접종하길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주한미군은 미 국방부가 코로나 백신 초기 보급 물량을 공급하기로 한 해외 군사시설 4곳 중 하나에 포함돼 25일 1차 물량을 전달 받았다.

주한미군이 백신 접종을 개시함에 따라 한국군 병사 카투사와 군무원 등 주한미군 기지 내에서 근무하는 한국인에 대한 접종 여부와 일정 등에 관심 쏠리고 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어제 오후 주한미군 측의 접종 관련 공식 협의 요청이 있었다”며 “접종 대상이나 일정 등 세부적인 사안은 현재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한미군 측은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우리 국민에 대한 백신 접종은 실시하지 않았다. 1차 백신 접종 대상 미군기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의료 인력들 역시 접종 신청을 했지만, 모더나 백신이 아직 한국에선 사용 승인이 나지 않아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28일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 통화를 갖고 2000만명 분량의 백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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