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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장관은 25일 이데일리 퓨처스포럼에서 “현재 전력 예비력은 충분한 수준”이라며 “예비력을 무작정 늘릴 경우 전기요금인상요인이기 때문에 적정수준에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올여름 수급대책을 준비할 당시엔 기상청이 7월 기온을 평년수준으로 전망했는데 예상과 달리 장마가 일찍 끝나고 폭염이 일찍 시작했다”면서 빗나간 전력예측에 관해서는 시인했다. 하지만 이상 기후에 따른 수요 급증에 대비해 전력 공급력을 확충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력예비력은 곧 비용이고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기 때문에 무작정 늘리기보다는 적정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예비력은 보험료나 마찬가지라서 많을수록 보험료를 더 비싸게 내야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 700만kW 정도의 예비력을 확보하려면 1GW급 대형화력발전소 7개 규모인데 발전소 1개 짓는 비용만 2조원, 7개를 확보하려면 14조원이 필요하다. 백 장관은 “전날 전력 예비력이 760만kW였다”면서 “(전력수급경보) 준비 단계인 500만kW에 비하면 아직도 260만kW, 대체적으로 원전 2.5대 정도의 여유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폭염이 지속되면 여름철 피크는 대부분 기업이 조업에 복귀하는 8월 2주차로 예상한다”며 “최소 100만kW 규모의 추가 공급능력이 확충돼서 피크시에도 수급관리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백 장관은 전력부족을 우려해 원전을 서둘러 재가동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그는 “이번 폭염으로 원전을 재가동하거나 정비 기간을 조정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원전을 포함한 모든 발전소의 정비일정은 하절기에 맞춰 지난 4월부터 이미 확정돼 있었다”고 말했다. 원전 정비·재가동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받는 등 절차가 필요한 일이라 정부가 급히 일정을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에너지전환 정책이 현재의 전력수급에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는 일부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백 장관은 “이번 정부에선 월성 1호기가 폐쇄되고 추가적으로 건설되는 원전이 4기라 모두 3기의 원전이 더 건설된다”면서 “장기적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수급에 차질이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전력수요 피크타임이 기존 오후 2~4시대에서 오후 5시대로 변경됐는데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태양광 설치가 늘어난 효과”라고 분석했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전력수급에 큰 문제가 없어 기업에 대한 수요감축요청(DR)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는 기업들이 휴가를 앞두고 조업에 집중하는 만큼 DR 시행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