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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어 한·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한·싱가포르의 미래지향적 발전관계 구축을 위한 야심찬 구상도 제시했다. 한국과 싱가포르 양국이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4차산업혁명 등의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강화하자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인도에 이어 싱가포르에서도 신남방정책 추진을 본격화하면서 우리 외교의 지평을 한반도 주변 4강에서 보다 확대한 것이다.
文대통령, 신남방정책 기조 본격화…리센룽, 한반도 평화 지원 재확인
싱가포르는 문 대통령에게 각별한 곳이다. 본인의 한반도 평화구상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개최로 결실을 맺은 역사적 장소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싱가포르가 함께 이룬 위대한 성과”라고 감사의 뜻을 전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외교안보와 경제를 중심으로 양국관계의 포괄적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11월 필리핀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이후 9개월 만에 만난 두 정상은 격의가 없었다.
문 대통령은 보다 구체적인 협력과제로 △정상 및 고위급을 포함한 인적교류 확대 △교역·인프라·4차산업혁명 등 경제협력 확대 △해외 스마트시티 공동진출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간 협력 확대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등을 제시했다. 리센룽 총리도 적극 화답했다. 리 총리는 “한반도 주변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번영과 평화, 비핵화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성공을 빌겠다”며 “신남방정책 추진을 기쁘게 생각한다. 아세안, 싱가포르와 관계가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더욱 획기적으로 격상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각종 지표 인용하며 싱가포르 경제발전 극찬…4차산업혁명 공동협력 강조
문 대통령은 이날 한·싱가포르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에서 △1인당 국민소득 6만 달러 △80%의 높은 고용률 △세계적인 물류 허브 △세계 4대 국제금융·원유 시장 등 각종 지표를 언급하면서 “서울시 크기 국토에 인구 560만명이 사는 작지만 강한 나라 싱가포르가 이룬 눈부신 성과”라고 극찬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국가 중 우리와 최초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로 아세안 국가 중 베트남에 이어 제2위 교역국이다. 문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최근 싱가포르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교통·인프라 건설에도 계속 기여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도 “한국은 기술강국이고 싱가포르는 아세안과 긴밀한 연계성을 가진 국가”라면서 “싱가포르의 많은 기업은 한국의 부동산·제조·전자·교통·식료품 등과 관련해 투자하고 한국기업도 싱가포르에서 활동을 더욱 확대해 아세안 지역에 진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김정숙 난초’ 탄생, 한·싱가포르의 금란지교(金蘭之交)의 우정 상징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국빈방문에서 난초명명식이라는 이색 행사에도 참석했다. ‘난초명명식’은 싱가포르 정부가 해외 정상에 대한 환대와 예우의 의미를 담아 새롭게 배양한 난초 종(種)에 귀빈의 이름을 붙여주는 이벤트다. 이날 세상밖으로 나온 ‘문재인·김정숙 난초’는 한국과 싱가포르 사이의 ‘금란지교(金蘭之交)’와 같은 우정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이 난초명명식을 보러나온 교민들과 악수를 나누자 리 총리는 “이곳에 대통령님의 지지자들이 많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국립 난초정원은 각국 정상 및 유명인사의 성명을 딴 181여개의 난초를 관리 중이다. 역대 난초명명식에는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 내외,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