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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원자재 상승세를 경기회복과 연결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조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발생한 공급 차질이 가격을 끌어올린 만큼 이를 근거로 경기회복을 예상하는 것은 과도한 기대라는 것이다.
코로나 패닉 벗어났나…6월 경기민감 원자재가격 급등
8일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런던거래소(LME)에서 전기동 1톤당 3개월물 선물가격은 608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종가기준 지난 3월23일 연중 최저치였던 4626.50달러 대비 31.6% 상승한 것이다. 지난 2분기 구리의 상승률은 21%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구리는 제조업, 건설업 등 각종 산업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특히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경제의 수요에 따라 구리가격이 좌우돼왔다.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경제가 V자형 회복세를보일 것이란 기대가 구리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달 초 구리의 가격 전망치를 올해 초 내놧던 당초 예상치보다 5.4% 높여잡았다. 각국 정부의 파격적인 경기부양책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취했던 경제봉쇄 해제가 맞물리면서 원자재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상품시장에서 전기동과 원유가격은 6월 이후 각각 14.6%, 13.2%로 두자리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3.8%), 납(8.8%), 주석(8.0%) 등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 개선 등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진 6월 투자수요도 몰리면서 경기민감 원자재의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공급감소가 더 큰 원인 분석도
세계에서 가장 큰 구리 생산지인 칠레와 페루에서는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광산 조업이 중단됐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구리의 창고 재고는 3일 기준 20만6375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3% 감소했다. 올들어 평균 재고량은 전년과 비교해 약 6000톤 가량 줄었다.
전세계 구리생산량의 28%를 차지하고 있는 칠례의 경우 전체 인구 1900만명 중 1.5%인 30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감염돼 전세계에서 인구 대비 감염률이 가장 높다. 모건스탠리는 전세계 주요 광산에서 발생한 생산 차질로 공급량이 감소해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원유 역시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량이 20년만에 가장 적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6월 OPEC 원유생산량은 일일 2262만배럴로 전월 대비 193만배럴이 줄었다. 1991년 이후 최저치다. 여기에 미국 등 비OPEC 국가들의 원유 생산도 국제 유가 회복에도 불구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표적인 경기민감 원자재인 원유와 구리 가격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원자재 수요 회복은 아직 이르고 공급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