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자사 광고 플랫폼의 신뢰성을 높이기위한 조치라지만, 소위 리걸테크(법률과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법률산업)시장을 두고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변협에 등록됐느냐 여부를 광고 게재 기준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한변협에는 네이버가 요구하는 웹사이트 등록 절차 자체가 없다.
더구나 ‘네이버 엑스퍼트(전문가 상담 유료 플랫폼)’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한 상황에서, 자사 서비스는 법원 판단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지하고 스타트업 서비스에는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들이댄다는 이중잣대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에 네이버 측은 “불법광고를 막기 위해 대표 단체 등록이나 소명자료를 받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인터넷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네이버가 플랫폼 독점력 남용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광고 게재에서 더 세심한 절차와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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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만든 로앤굿 광고 신청 거절한 네이버
변호사 플랫폼 운영업체 로앤굿(Law&Good)은 14일 “지난주 네이버에 신청한 온라인 광고 신청이 모두 거절됐다”며 “네이버로부터 대한변협에 변호사법 위반의 소지가 없는지 명확한 확인을 받아오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변협은 인터넷으로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연결시켜 주는 리걸테크에 대해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이다. 민명기 로앤굿 대표는 “변협은 소속 변호사들의 문제제기로 리걸테크 기업에게 확인서 같은 걸 써주지 않는다”며 “그걸 아는 네이버가 로앤굿 광고 게재를 거부한 것은 갑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명기 로앤굿 대표는 법무부를 거쳐 법무법인 세종에서 M&A 담당 변호사로 일하다 로앤굿을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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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앤굿 사업 접을 위기.. 경쟁자 배제?
로앤굿은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변호사 플랫폼이다. 서비스 론칭 5일만에 5년 경력 이상의 기업자문 베테랑 변호사들만 약 60명이 가입하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의 광고 거부 이후 사실상 온라인 마케팅 채널이 막혀버린 결과 플랫폼 운영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 대표는 “리걸테크는 변호사법 등 규제가 강한 영역인데, 네이버가 리걸테크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시장을 함께 개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든든하게 생각했지만, 자사 엑스퍼트는 유지하면서 광고하고 경쟁 스타트업 광고는 거절하는 걸 보고 갑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 엑스퍼트가 고발당하기 전에 런칭한 로톡, 헬프미 등 기존 광고는 허용한 것은 이중잣대”라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리걸테크 시장은 스타트업들과 함께 키워가야 하는 시장”이라면서 “경쟁자 배제는 말도 안된다”고 해명했다. 그는 “대한변협 등록이 안되면 광고팀에 비즈니스모델 등 소명자료를 제출하면 광고할 수 있다. 앞으로 더 세삼하게 살피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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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엑스퍼트와 로앤굿 비즈니스 모델 달라
지난 3월부터 변호사 상담을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네이버 지식인 엑스퍼트’는 고객결제금액 중 5.5%의 수수료를 취한다. 하지만 이는 지급결제대행(PG)사 결제 수수료의 2.2% 수준을 실비로 인정해 변호사법위반이 아니라고 무혐의 결정된 것보다 지나치게 많다는 게 민명기 로앤굿 대표 설명이다.
그는 “2.2% 정도의 회사에 대해 검찰 무혐의 결정이 있었다”며 “그래서 (5.5%를 받는)네이버 엑스퍼트에 대해 아직 대한변협에서 심각하게 보고 변호사법 위반이 아니라는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민명기 대표는 로앤굿은 변호사법 위반혐의 자체를 없앤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로앤굿은 사건 수임료 대가를 받아 결제액의 몇 %를 받는 구조가 아니라 고객의 질문을 정리해 변호사들에게 보여주면 변호사들이 견적서 발송 시 돈을 내는 구조여서 수임이나 상담 체결 훨씬 전에 이뤄지기 때문에 변호사법 위반 논란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