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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30일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부부가 변희재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8 대 5의 다수 의견으로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며 배상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종북’·‘주사파’ 용어는 사실 적시가 아니라 의견표명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이 전 대표는 국회의원이자 공당의 대표로서 공인이었고 남편 심 변호사도 사회활동 경력 등을 보면 공인이나 준공인 지위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대법원은 “명예훼손과 모욕에 대한 과도한 책임 추궁이 정치적 의견 표명이나 자유로운 토론을 막는 수단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며 “정치적 표현에 대해 명예훼손이나 모욕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인정하거나 그 경계가 모호해지면 헌법상 표현의 자유는 공허하고 불안한 기본권이 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다수의견에 대해 박정화·민유숙·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통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돼야 하지만 표현의 자유에도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 사회에서 종북, 주사파, 경기동부연합이라는 용어는, 규정된 사람들을 민주적 토론 대상에서 배제하기 위한 공격 수단으로 사용돼 온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변씨는 2012년 3월 자신의 트위터에 이 전 대표 부부에 대한 비판글을 게시하며 이들에 대해 “종북”·“주사파”·“경기동부연합” 등으로 지칭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를 “경기동북연합의 마스코트”라며 남편인 심재환 변호사에 대해 “종북파의 성골”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이 전 대표 부부는 변씨를 상대로 명예훼손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이 같은 표현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1500만원 배상 판결을 선고했다.